매일신문

'영끌' 대구청년 채무자, 5년 동안 빚 4천만원 증가

10명 중 4명 부채, 평균 2086만원…2022년 주식 투자한 63% "큰 손실"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청년 사회활동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구축해야”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이 30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지역청년 부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성현 수습기자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이 30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지역청년 부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성현 수습기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제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청년 10명 중 4명은 부채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은 30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 동안 청년 채무자의 평균 부채가 약 4천만원 증가했다"며 "청년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맞춤형 금융정책이 시행돼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딤이 지난 10월 진행한 '2022 대구지역 청년부채 및 금융정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역 청년의 평균 부채는 2천86만원이었다. 부채를 보유한 청년만 보면 평균 부채는 6천113만원에 달했다. 이는 모두 전년에 비해 각각 757만원, 1천97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부채 상승은 주식투자 또는 거주지 마련을 위해 지난해 '영끌'했던 대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청년의 평균 투자액은 322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천506만원을 기록하며 5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주식 투자를 한 청년의 62.6%는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비 역시 자가 거주자 부채보유 비율은 70.7%, 전세 거주자 부채 보유 비율은 71.7%로 높게 나타났다.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금융정책이 정작 청년에게는 와 닿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월 최대 납입액 50만원을 2년 동안 납입하면 만기에 최대 1천3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는 '청년희망적금'은 조사 대상자 중 51.5%가 납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청년의 목돈 마련과 중소기업 장기근속 유도를 위해 시행 중인 '청년내일채움공제' 역시 56.8%는 중도에 해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딤은 정부 기관이 청년층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거친 뒤, 자산형성과 대출 정책 외에 금융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엄창옥 경북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현재 진행되는 청년금융정책들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엔 소극적인 방법"이라며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대구에서부터라도 지자체와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공기금을 마련해 사회에 첫발을 딛는 청년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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