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착하다는 칭찬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어렸을 적 나는 착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초중고 생활기록부에도 나에 대해 가장 많이 적혀있는 단어는 '착하다'였다. 성인이 된 지금도 나는 그 말을 종종 듣는다. 심지어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고 상처를 받았을 때에도 "네가 너무 착해서 그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착해서 그런 거니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이기도 했지만, '착한게 중요하니까 네가 참아' 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난 항상 스스로에게 이런 의문이 들었다.
'정말 난 착한걸까?'
착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깊다는 의미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나를 포함해서 배려와 눈치를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상대의 눈치를 보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먼저 저자세를 취한다. 그러면서 그걸 배려라고 착각한다.
이런 착각에는 주위 사람들도 한 몫을 한다. "넌 정말 착해"라는 말로 착각이 유지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 때 상대방도 함께 저자세를 취한다면 너무나 아름다울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굳이 저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처음엔 괜찮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자세를 취한 사람은 지쳐간다. 혼자만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나만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에게 화가 난다.
특히 나의 노력을 당연하게 여기는 상대를 보게 되면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마찰이 생기게 되고 상처만이 남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네가 너무 착해서 그래"라고 위로를 한다. 노력은 노력대로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배려의 시작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먼저 이뤄지지 않으면 배려는 시작될 수 없다. 나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면 내가 소중하듯 상대방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배려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눈치를 보는 사람에게는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 오로지 내가 상대방에게 맞춰야한다는 잘못된 생각에 의미 없는 노력을 하고 혼자서 상처받고 지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했던 질문을 다시 하겠다. 여러분은 착하다는 칭찬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틀림없이 칭찬인데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아마도 눈치 보는 행동을 착하다고 오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난 지금도 착하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상대방 눈치를 많이 보고 상대방의 표정 하나하나에 내 기분이 휘청거리는 성격이다. 그렇다고 크게 사랑받지도 못한다. 그저 눈치 보며 그들에게 욕먹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새해에는 잘못된 착함이 아닌 진짜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소중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소중히 여기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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