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해 전야 뉴욕 타임스퀘어 행사장서 흉기 휘두른 10대…이슬람 극단주의자 추정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경찰이 새해 전야 행사에서 발생한 마체테 테러 관련 언론 브리핑 중이다. AP 연합뉴스. NYPD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경찰이 새해 전야 행사에서 발생한 마체테 테러 관련 언론 브리핑 중이다. AP 연합뉴스. NYPD

미국 뉴욕의 신년 행사장에서 1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경찰 2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감시 대상자 명단에 오른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성명서까지 작성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뉴욕시 타임스스퀘어 '크리스털 볼 드롭' 행사장 입구에서 무기 소지자를 가려내던 경찰을 향해 트레버 빅포드(19)가 '정글도'라고 불리는 대형 칼 '마체테'를 휘둘렀다.

빅포드가 처음 달려든 경찰은 공격을 피했지만, 다른 경찰 1명은 두개골 골절과 함께 큰 자상을 입었다. 또 다른 경찰 1명도 머리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이후 빅포드는 다른 경찰이 쓴 총에 어깨를 맞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범인은 미국 동북부 메인 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4년 전 부친이 마약 남용으로 숨진 뒤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빅포드는 과거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이슬람 무장 세력과 함께 싸우고 싶다"고 말하곤 했고, 그의 친척이 관계당국에 신고해 FBI는 빅포드를 감시 대상자 명단에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시 당국은 빅포드가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에 영감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빅포드가 지난달 29일 기차를 타고 홀로 뉴욕으로 왔으며, 성명서, 유서, 종교 관련 자료 등을 미리 준비했다고 전했다.

빅포드가 자필로 쓴 성명서에는 "가족들, 특히 어머니께 좋은 아들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가족들이 알라께 회개하지 않을까 매우 두렵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의 동생에게는 "내가 이슬람교를 함께 받아들이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너"라며 "제발 알라께 회개하고 이슬람교를 받아들여라"라고 당부했다.

해병대에서 복무 중인 또 다른 형제에게는 "나의 적진에 들어갔으니 친절한 말은 못 한다. 알라께 돌아와라"라고 전했다.

FBI는 "뉴욕에 있는 FBI 합동 테러리스트 태스크포스가 수사 중"이라며 "수사관들은 현재까지 용의자가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범행이 일어난 행사장은 뉴욕 맨해튼 51번가와 52번가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세계적인 새해맞이 '볼 드롭' 행사가 매년 개최된다.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이 전야제에서는 매년 마지막 날 1월 1일로 넘어가는 순간 2천700개의 크리스털과 LED가 장착된 대형 볼을 천천 떨어뜨리는 행사가 열린다. 수백만 명의 인파가 모여 유명 가수 공연과 함께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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