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T 1500억·포스코 3500억…트리플A 기업도 "자금 확보" 회사채

연초부터 기업들 자금확보 경쟁…회사채 발행 급증에 물량 부담↑

코스피가 변동성 확대에 요동치다가 약보합 수준인 2,210대로 마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9포인트 내린 2,218.68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변동성 확대에 요동치다가 약보합 수준인 2,210대로 마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9포인트 내린 2,218.68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최악의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업들은 연초부터 유동성 자금 확보에 팔을 걷고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일 KT와 이마트가 계묘년 회사채 수요 예측 첫 주자로 나서며 자금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신용등급 AAA(안정적)인 KT는 2·3·5년물 등 모두 1천500억원 발행이 목표다. 이마트는 2천억원 규모 2·3년물 발행을 추진한다. 신용등급이 AA(안정적)인 이마트는 지난해 4월 수요예측에서 3천억원 모집에 8천700억원 주문을 끌어냈다. 이번에도 수요예측에서 성공하면 최대 4천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뿐 아니라 이달에만 포스코(AA+·3천500억원), LG유플러스(AA·2천억원), CJ ENM(AA-·1천700억원), 롯데제과(AA·1천500억원), LG화학(AA+·4천억원) 등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예고해 둔 상태다.

국내 대기업이 연초부터 줄줄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최악의 자금경색을 경험하면서 선제적으로 현금 확보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부·당국의 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된 점도 회사채 발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13일 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계기로 기준금리 방향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기 전에 서둘러 수요예측을 진행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따라 지난해 높은 금리에 발행되며 일반 회사채 수요를 흡수하다시피 했던 은행채와 공사채의 발행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미 지난달 한국전력 채권 발행액 한도를 공사의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6배까지 늘리고, 한국가스공사 회사채 발행 한도도 5배로 확대하는 개정안이 각각 국회를 통과했다.

여기에 지난달 신한은행(5천억원), 우리은행(4천억원), KB국민은행(2천400억원) 등이 채권을 발행하는 등 은행채 발행이 재개된 분위기다.

심지어 DGB금융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이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으로 3천억원을 확보했는데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금융지주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신용등급이 A+인 이 회사가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의 지급 보증을 바탕으로 AAA 등급으로 발행해서다.

시장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연초에 만기 도래를 앞둔 회사채 차환 수요가 많은데 발행물량마저 늘면 수급 균형에 악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 회사채 규모는 59조1천억원인데 이 중 1분기 만기 도래 규모는 14조7천억원에 달한다.

다만 1월은 발행도 많지만 회사채 등을 담으려는 기관 투자 수요도 많은 시기라 쏟아지는 채권을 소화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 상승 추세가 다소 꺾인 상태라 절대금리에 대한 수요가 많다. 여기에 국채 순발행도 많지 않다"면서 "시장이 우려하는 것처럼 금리에 부정적인 부분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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