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틴 '36시간 휴전' 명령, 정교회 성탄절…우크라 "시간벌기 술수"

푸틴, 키릴 총대주교 요청 수용
우크라 대통령 보좌관 "휴전은 점령지 떠나야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6일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 동안 휴전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위선적'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36시간 동안 휴전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면적 휴전을 명령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휴전 지시는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 휴일을 기념해 달라고 촉구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키릴 총대주교는 이날 "전쟁 당사국이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휴전을 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교회는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16세기 제정된 '그레고리력'이 아니라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든 '율리우스력'을 따르기 때문이다.

크렘린궁은 "정교회를 믿는 많은 시민이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휴전을 선언한 것"이라며 "그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일시적 휴전 메시지에 대해 위선적이라며 비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크렘린궁의 발표 후 트위터에 "위선적 행위를 그만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영토를 공격하거나 민간인을 숨지게 하지 않고 자국 영토 내 점령군 구성원만 공격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점령지를 떠나야 한다. 그래야만 '일시적 휴전'이라는 것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휴전이라는 제스처를 통해 군사를 재집결할 시간을 벌기 위한 속임수이며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려는 뜻은 조금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단지 숨통을 트이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대국민연설을 가진 뒤 질문에서 "흥미롭게도 그는 지난해 12월 25일과 새해에도 병원과 유치원, 교회를 폭격하려고 했었다"며 "그가 (숨 쉴) 산소를 찾으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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