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국 해리왕자 "탈레반 25명 사살"…탈레반 정부·참전 군인 비난 쏟아내

보복 가능성 등 안보 우려 제기

영국 해리 왕자(오른쪽)와 부인 메건 마클이 6일(현지시간) 인권운동단체인
영국 해리 왕자(오른쪽)와 부인 메건 마클이 6일(현지시간) 인권운동단체인 '로버트 케네디 휴먼 라이츠'의 올해 '희망의 물결'상 수상자 연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 소재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가 아프간전 참전 당시 25명의 탈레반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에 탈레반 정부는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참전 군인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역풍이 불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에서 과거 참전했던 아프간전에서 아파치 헬기를 몰며 탈레반 2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관해 체스판에서 말을 없애는 것과 같았다고 묘사하고,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 먼저 제거된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탈레반은 해리 왕자가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탈레반 정권 경찰 대변인 칼리드자드란은 이날 성명에서 "해리 왕자를 늘 기억할 것"이라며 "아프간인들은 무고한 국민을 죽인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아프간 사령관을 지낸 리처드 켐프 전 대령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탈레반이나 추종 세력의 보복심으 자극해 해리 왕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켐프 전 대령은 또 군이 탈레반 전사를 인간 이하 존재나 쓰러뜨릴 체스 말로 봤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군은 그렇게 훈련하지 않는다"며 사실이 아닌 그런 발언은 오해를 일으키고, 적들의 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팀 콜린스 전 대령은 국방전문매체인 '포시즈 뉴스'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가 친가족을 버린 뒤에 자신을 품었던 다른 가족인 군에 등을 돌렸다"고 비난했다.

콜린스 전 대령은 "우리는 총 개머리판에 숫자를 기록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합법 정부와 국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간 것이지 사람을 죽이러 간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해리 왕자가 필요하지도 않은 부를 추구하면서 돈벌이 사기에 가담했다며 높은 수위의 비난을 퍼부었다.

미국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낸 킴 대럭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라면 아프간전 경험에 관해 그렇게 상세하게 적으라고 권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보수당 애덤 할러웨이 의원은 스펙테이터지 기고문에서 군인이 몇 명을 사살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이는 품격과 생명 존중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일 발간을 앞둔 해리 왕자의 자서전에는 형인 윌리엄 왕세자 당한 폭행, 고(故) 다이애나비와 아버지의 일화 등 왕실에 대한 폭로가 담겨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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