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향 '코바체프 시대' 10년 간의 동행 마침표

2014년 취임, 오는 3월 31일 계약 만료
정기연주회 매진 등 대구 예술 전반에 굵직한 발자취 남겨
후임자 적법한 절차 공정 선정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공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공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의 계약이 3월 종료된다. 이른바 '코바체프 시대'가 곧 막을 내리면서 그의 후임자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 국적의 코바체프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대구시향 제10대 상임지휘자로 부임했다. 지난해 11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계약 만료를 통보하면서, 10여 년간 이어진 코바체프와 대구시향의 동행은 3월 31일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코바체프는 깊이 있는 곡 해석, 표현 능력 등으로 시민들에게 다채롭고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이에 문화공연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고, 대구 예술계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까지 그의 정기·기획 연주는 연일 매진되며, '코바체프 효과'는 '티켓 파워'로 증명됐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코바체프가 지휘한 정기 연주회는 2017년을 제외하고 전회 매진됐다. 2017년에도 9회의 연주에서 7회가 매진됐다.

전국의 교향악단으로부터 객원 지휘 러브콜을 받는 등 그의 능력은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지난 2020년 7월에는 울산시립교향악단의 제210회 정기연주 '마스트피스 시리즈2', 지난해 3월에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펼쳐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271회 정기연주회의 지휘 등을 맡았다.

코바체프는 지난 2017년 12월 권영진 전 대구시장으로부터 '대구명예시민증'을 수상하고 "대구는 나의 두 번째 고향이다. 대구 시민이 되어 영광스럽고, 책임감도 느낀다"며 대구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지도 방식이 대구시향의 기량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일부 지적도 나왔다. 엄격하고 까다로웠던 곽승 전 지휘자와 비교했을 때, 자유로운 연주를 추구했던 코바체프의 지휘 아래 감독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내부 질서가 흐트러져 연주의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것이 골자였다.

코바체프의 임기 종료가 코 앞으로 다가오며 후임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후임자 인선에는 최소 수 개월의 시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선임자의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후임자를 물색하는 것은 선임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부연설명도 했다.

대구시향 관계자는 "몇 달 간 공석이 생길지라도, 많은 후보군을 두고 심사위원회 개최, 기량 평가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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