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진] "삽 좀 줘봐라" 훈수 둔 이기영 '현장검증 꽤 적극적'

'택시기사·동거녀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동거녀 시식 수색 현장에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관계자들과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부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기사를 살해해 시신을 옷장에 숨기고 전 동거녀도 살해해 시신을 하천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나이 31세)이 최근 경찰에서 검찰로 신병이 넘어간 가운데, 지난 6일 현장검증 과정에서 보인 언행이 시선을 끌고 있다.

현장검증에서 경직되기보다는 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기영에 대해서는 과거 거짓말을 일삼은 점을 두고 '리플리 증후군(스스로 지어낸 거짓말을 믿는 것)' 성향을 보인다는 해석이 제기됐고, 앞서 경찰에도 전 동거녀를 유기했다고 진술했다가 땅에 묻었다고 번복해 의도적인 거짓말을 했다는 의구심이 향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시신 수색을 난항에 빠뜨려 자신에 대한 양형을 최대 '무죄'까지 노리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즉, 소극적인 언행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여느 피의자들과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

앞서 경찰이 이기영에 대해 실시한 사이코패스 여부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에게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과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공릉천변에서 검찰 관계자들과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영은 지난 6일 오후 4시 50분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관계자들과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에 현장검증을 나왔다. 이곳은 이기영이 전 동거녀 시신을 매장했다고 진술한 장소다.

앞서 수사당국이 이기영의 진술에 따라 일대를 수색했으나 시신을 찾지 못했고, 결국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이기영을 데려온 것으로 보인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기영은 수의를 착용한 채 포승줄에 묶인 채로 수사관들에게 둘러싸여 전 동거녀 시신 매장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수갑을 찬 손으로 특정 장소를 지칭하거나 땅을 파는 행동을 재연하며 범행 과정을 적극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영은 범행 당시를 두고 "그때는 (땅의 경사면이)직각이었다. 그래서 그걸(측면을) 제가 파냈다. 이 안에다 (시신을)넣고" "땅 위쪽에는 풀뿌리가 많아 측면을 파낸 뒤 시신을 넣고 흙을 덮었다" 등 꽤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땅을 파는 수사관에게 답답하다는듯이 "삽 좀 줘봐라" "삽을 반대로 뒤집어 흙을 파내야 한다" 등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영과 검찰 관계자들은 20여분정도 현장에 머무른 후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영이 이같이 구체적인 설명을 했음에도 시신을 찾아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사이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 A(50) 씨를 살해, 시신을 공릉천변에 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후 60대 택시기사를 "합의금을 주겠다"며 파주시 집으로 유인, 둔기로 살해한 후 시신을 옷장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