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최근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사상 처음으로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흔히 고독사 위험군이라고 하면 노인·장애인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실제로는 50·60 중장년 세대가 전체 고독사의 58.6%나 차지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4배 더 많았고, 2021년의 경우에는 그 격차가 5.3배로 더욱 확대되었다. 지난 5년간 고독사 연평균 증가율도 남성이 10.0%로 여성 5.6%를 압도했다. 중장년 남성들이 고독사의 위험에 가장 취약하다는 것이 통계로 공식 확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장년 남성들의 경우 이혼·실직·퇴직 등을 겪으며 실패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생각에 본인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거부하고, 타인이나 이웃과의 교류도 꺼리다 보니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심각해진다'고 분석한다. 기존의 노인이나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고독사 방지 정책으로는 한국 사회의 만연한 고독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정책 사각지대에 놓은 남성 중장년층을 위한 대책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한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전락한 남성 중장년층이 다시 사회로 진출하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면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노동력 부족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정책도 보다 실효성 있게 보완되어야 한다. 2021년 고독사한 사망자는 3천378명으로 5년 전보다 40%나 증가했다. 위기 가구 파악을 위한 수집 정보도 44종까지 늘렸다. 하지만 현장 공무원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읍면동 보건복지팀 공무원 1인당 위기 가구 조사 건수는 2018년 45.2건에서 2021년 113.4건으로 급증했다.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체 어느 분야의 공무원을 폭증시켰느냐고 묻고 싶다. 물론 공무원 수 확대가 온전한 해결책일 수는 없다. 중장년이 고독사 위험에 처한 중장년을 사회로 이끌어내고, 노인·장애인 등이 위험에 처한 노인·장애인 등을 돕는 정책 방향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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