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에 참가한 전 세계 2천200개 기업 중 단 17개사가 올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기술력에서는 삼성, LG, SK 등 굴지의 대기업에 견줘도 손색없는 포항의 벤처기업이 이 같은 영예를 안았다. 홍병희 대표가 이끄는 그래핀스퀘어다.
이번 CES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에 스타트업 특화 전시장인 유레카 파크가 마련됐다. 7일 오후 관람객으로 붐비는 이 공간에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끈 것은 그래핀스퀘어가 내놓은 '그래핀 라디에이터'였다. 그래핀스퀘어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활용한 라디에이터로 가전 분야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그래핀은 흑연에서 벗겨 낸 한 겹의 탄소 원자막이다.
그래핀스퀘어에 따르면 그래핀 라디에이터는 그래핀 기술을 활용해 제품 표면을 최대 400℃(도)까지 높여 주변 공기를 따뜻하게 하는 제품이다. 여기에 들어간 그래핀은 0.2㎚(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수준으로 매우 얇으면서도 구리 같은 소재보다 100배 이상 열전도율이 높다. 신축성도 있어 이론상 최대 20%까지 잡아당겨 늘릴 수 있는 소재다. 열팽창에 따른 기계적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아 제품을 장시간 사용해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심지어 투명한 특성 덕분에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할 수 있어 공간 및 인테리어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그래핀스퀘어 부스에 놓인 라디에이터는 유리창을 Z자 형태로 접을 수 있게 해둔 모양이었다. 정면에서 유리 안쪽을 자세히 보니 모닥불이 타는 형상이 보였다. 홍 대표는 홀로그램 영상이 디스플레이에 반사돼 나오는 것이라며 유리 뒤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실제 불이 아님을 확인하고 투명한 유리 안쪽으로 손을 가져가니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홍 대표는 "코일을 활용한 히터는 100년이 넘은 기술"이라며 "100여 년 만에 새로운 난방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사가 지난해 내놓은 조리기구인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를 가리키며 "그래핀은 안정적이고 실생활에 쓰일 수 있는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빵을 구울 때 양면을 동시에 데울 수 있다. 투명한 덕분에 조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그래핀스퀘어가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며 승승장구 하지만, 홍 대표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의 목표는 포스코가 포항에 철강 생태계를 만들었듯, 그래핀스퀘어가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를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그래핀밸리'로 자리 매김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는 첫 걸음으로 그래핀스퀘어의 생산 기지를 포항에 마련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포항은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2021년 경기도 수원에서 포항으로 본사를 옮긴 것"이라면서 "세계 1등 철강기업 포스코가 있어 고온 공정과 소재 산업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여기에 경상북도와 포항시의 지원도 상당하고, 포스텍이 있어 우수 인력 수급도 원활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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