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전당대회는 민심, 당심 아닌 윤심이 좌우…흥행 실패 우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민심이나 당심보다 윤심이 부각되면서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당무 개입에 선을 그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전당대회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배경에 '이준석 학습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심을 대변하는 친윤계의 주도 하에 룰이 개정되는가 하면, 각 당권주자들의 출마 여부까지 이들의 입김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기존까지 30%가 반영되던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없애고, 당원 투표 100%만으로 당 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 장제원)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친윤계 교통정리를 단행, 또 다른 윤핵관인 권성동 의원이 출마를 포기했다.

아울러 최근 친윤계는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불출마까지 종용하는 모습이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김기현-안철수' 2파전으로 전개될 공산도 없지 않다. 이를 경우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해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흥행 우려에도 친윤계 단일 주자 띄우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배경에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가 돌풍을 일으키며 30대 당 대표에 오른 이후 당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 측과 사사건건 시비가 일었다.

더욱이 대통령 당선 이후 이 전 대표와 갈등은 극에 달해 법적 대결까지 끌고 갔다. 이런 대결이 윤 대통령 초반 지지율 추락에 적지 않은 여파를 끼쳤다.

이 같은 트라우마 탓에 이번 전대에는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관리형 대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권주자 교통정리에 나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집권 1년 차였던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와 '당정 불일치'를 경험한 학습효과 탓에 윤핵관을 통해 전당대회에 관여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국정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1년 차에 거대 야당은 물론 여당 대표와도 갈등을 빚은 것이 윤 대통령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당정 일체'로 내년 총선의 과반 승리를 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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