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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진보 인사, 캄보디아서 北 공작원 만난 뒤 제주서 활동…지령 받아 이행"

물음표 이미지.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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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과 경찰이 국내 진보정당 간부 등이 북한 공작원을 해외에서 만나 제주에 지하조직을 만들어 반정부 투쟁을 전개하라는 지령을 받아 활동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국정원과 경찰은 제주지역 모 진보정당 전직 간부 A씨와 현직 간부 B씨, 농민단체 간부 C씨 등 3명을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와 8조(회합·통신 등)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ㅎㄱㅎ'의 뜻은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첩당국은 제주에서 활동이 포착된 지하조직 'ㅎㄱㅎ'에 대해 지난해 11월 9일 제주와 경남 창원, 전북 전주 등에서 압수수색을 하는 한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제주에 있는 'ㅎㄱㅎ'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19일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ㅎㄱㅎ'은 2021년 10월 19일 북한으로부터 '진보당 ㅈㅈ도당과 민주노총 ㅈㅈ본부 4·3 통일위원회, 전농 ㅈㅈ도연맹, ㅈㅈ지역 반전평화옹호단체들을 발동해 합동 군사 연습 중단, 한·미·일 군사 동맹 해체, 미국산 첨단 무기 도입 반대 등 구호를 들고 항의 집회, 항의 방문, 서명 운동 같은 대중 투쟁을 연속 전개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ㅈㅈ'는 제주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제주의 한 노동계 간부 A씨는 2017년 7월 29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북한 공작원 김모 씨와 접선했다. A 씨는 사흘간 암호프로그램 사용법 등 간첩통신 교육을 받고 암호 장비를 받은 뒤 귀국, 북한 문화교류국과 수차례 대북통신 문건을 주고받았다.

A씨 등은 'ㅎㄱㅎ' 결성과 함께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북한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민주노총 산하 4·3통일위원회 장악·반미 자주화 투쟁 확대, 주체사상·선군정치·김정은 등 위대성 선전·교양 사업 추진 등 구체적 지령을 받고 일부 지령은 실제 이행했다고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정혜규 진보당 대변인은 "지난달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이 있었고 그 뒤로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꾸준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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