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윤심 논란’ 정부 여당에 해롭다

안철수 의원이 9일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김기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해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다. 너도나도 '윤심'을 강조한다. 윤심이 드러나 논란이 인 사례도 있다. 여당 대표 선거와 여당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해 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중이 긍정적 결과를 낳은 예도 있지만 부정적 결과를 이끈 예도 많다. 대표적 예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4·13 총선 당시 '공천 파동'이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압승이 예상됐지만 '공천 파동'을 거치며 선거에 참패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얼마든지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이준석 대표 체제를 종식하는 과정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거두었지만 중도층 확장성을 잃은 바 있다. 또 지난해 연말 당헌·당규를 개정해 여론조사 30% 반영 조항을 빼고,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함으로써 전당대회 직전에 선거 룰을 바꿨다는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해 당심과 괴리가 큰 인물이 당 대표가 된다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나아가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해 특정 후보가 출마를 포기한다면 사당(私黨)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협력하고 소통하기 편한 당 대표를 희망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당심과 민심이 대통령실과 다소 뜻이 엇갈리는 인물을 당 대표로 선출한다면 그 대표와 협력하고 소통하는 것이 정치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윤심'이 핵심 논란이 되는 것은 정부와 여당 모두에게 해롭다. 누가 대표가 되느냐도 관건이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서 대표가 선출되느냐가 향후 정국에 매우 중요하다. 2016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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