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백신 추가 접종 필요한가?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유행이 한국과 일본 등에서 서구보다 유행의 규모가 크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유행은 통계치를 넘어 국가의 위기에 해당할 정도로 거세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교역이 많고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유행이 우리에게 전이될까 우려하는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경우에도 감염된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듣고, 코로나19는 큰 문제가 될 만한 점이 없는데 백신 부작용이 더 심한 것 아닐까 하는 걱정이 백신 접종을 주저하게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이나 코로나19 백신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맞아도 감염이 되는 사람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큰 규모의 집단에 대한 접종의 효과를 측정한 연구들에서는 백신은 감염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도를 떨어뜨리며 감염 후 후유증의 가능성을 낮춘다. 즉, 코로나19 백신은 감염을 줄이고, 중증도를 줄이고, 후유증을 줄이는 세 가지 이점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병원에 근무하면서 느끼는 것은 가까운 사람으로 인한 감염의 전파가 노인이나 암 환자, 면역저하자 등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나로 인한 감염으로 가까운 이가 사망하거나 큰 후유증이 남으면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백신 접종을 봉사활동이라고 가끔 이야기한다. 이는 나로 인한 피해자를 만드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나와 내 주변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나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학자들은 오미크론이 등장한 시점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유행을 보면서 앞으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예측한다.

학문적으로 생각할 때 코로나19가 저절로 물러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개인위생을 지키고 백신을 맞아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기처럼 약해져 줄 것이다'라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강해질 가능성과 약해질 가능성이 다 있고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모른다.

역사를 보면 천연두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적이었을 때 이들이 약해져 주지 않았다. 인플루엔자도 강해졌다가 약해졌다가 한다. 즉, 저절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두 가지가 이루어져야 코로나19에서 좀 더 자유로운 세상이 올 것이다.

첫째, 변이에 상관없는 효과적인 백신이 등장해야 한다. 지금 백신들은 변화하는 돌기(spike) 단백에 대한 항체를 생성한다. 변하지 않는 부위에 항체와 세포 면역을 획득하게 하는 것이 개발되고 보급돼야 한다. 연구는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둘째, 효과적인 치료약이 나와야 한다. HIV 감염(에이즈) 치료제나 C형 간염 치료제 등은 매우 효과적이다. 지금 나와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들은 중증도를 줄여주는 정도의 효과를 가진다. 아주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들이 나와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인류가 획득하는 경우 좀 더 편한 세상에 살 텐데 아직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현재의 최선은 개인위생에 더해 변화한 코로나19 변이에 맞는 백신을 맞는 것이다. 이전에 맞은 백신이나 시간이 지난 감염으로는 방어가 효과적이지 않다.

나를 위하고 내 주변의 약한 분들을 위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신 백신을 지금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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