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 서면베르빌 화재 '알루미늄 복합 패널 접착제'가 촉매

"불 시작은 외부에서"

9일 오전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1시간여만에 큰 불이 잡혔지만 상가 건물로 불길이 번져 소방당국이 진화중이다. 연합뉴스
9일 오전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1시간여만에 큰 불이 잡혔지만 상가 건물로 불길이 번져 소방당국이 진화중이다. 연합뉴스

9일 새벽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베르빌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한 감식 결과가 10일 낮 나왔다.

최초 발화 지점이 파악됐다.

▶이날 부산소방재난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부산경찰청, 전기안전공사는 합동감식을 진행한 후 "발화 지점이 주차타워 건물과 인근 2층 건물 사이의 공간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희곤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은 "주차타워 외부 지상 1층에서 화재가 발생, 23층까지 V자 패턴으로 연소가 확대한 것으로 볼 때, 외부 지상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략적인 피해 상황도 언급됐다. 박희곤 화재조사계장은 "현재 주차타워 건물 내부는 화재로 인한 피해가 없는 상태"라면서 "주차타워 안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두 건물(주차타워 건물과 인근 2층 건물) 사이에는 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부산소방본부는 해당 공간 적재물들의 시료를 전부 채취, 발화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시료 수가 많아 발화 원인 조사는 보름 또는 그 이상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화재 발생 초기 불이 외벽 아래에서 위로 빠르게 번지면서 그 원인으로 지목된 해당 건물의 드라이비트 공법과 관련, 외벽 소재는 '알루미늄 복합 패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날 '스티로폼'이라고 했던 것을 정정한 것이다.

알루미늄 복합 패널은 얇은 알루미늄판 사이에 글라스울을 넣어 이들을 접착제로 붙인 건축 재료인데, 부산소방본부는 여기에 쓰인 접착제가 급속한 연소 확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알루미늄 복합 패널에 쓰이는 접착제가 화재 확산 원인이 된 사례로는 2010년 부산 해운대 우신골드스위트 아파트 화재, 2020년 울산 주상복합 화재 등이 알려져 있다.

부산소방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산경찰청, 전기안전공사가 지난 9일 부산 도심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 관련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발화지점을 주차타워 건물과 인근 2층 건물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발화지점 시료 채취하는 국과수. 연합뉴스
부산소방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산경찰청, 전기안전공사가 지난 9일 부산 도심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 관련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발화지점을 주차타워 건물과 인근 2층 건물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발화지점 시료 채취하는 국과수. 연합뉴스

▶이에 알루미늄 복합 패널에 대해서는 기존 건물 외장재 규제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법상 건물 외장재는 난연성 소재를 쓰도록 하고 있는데, 알루미늄 복합 패널에 쓰이는 알루미늄과 글라스울은 모두 난연성(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이다.

그런데 두 소재를 붙이는 접착제가 가연성(불에 타기 쉬운) 소재인 것.

현재 접착제에 대한 규제는 따로 없다. 따라서 아무리 난연성 소재를 쓰더라도 이 소재에 골고루 곁들여지는 이같은 접착제 때문에 규제의 의미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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