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중국의 비자 발급 중단 보복…정부는 굽힘 없는 원칙 대응을

중국이 우리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응해 한국인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대해 11일 우리 방역 당국이 "중국발 입국 방역 강화는 국민 건강·안전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당한 발언이다.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해 철저한 방역 대응을 하는 것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며 국제 규범과도 부합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인도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중국발 자국 입국에 대해 코로나 검사 의무 강화 및 입국 제한 등 조치를 취했는데 중국은 우리나라와 일본만 꼭 집어서 각각 단기 비자와 일반 비자의 발급 중단 대응을 했다. 똑같은 행동을 한 나라에 대해 중국의 관용이 다르게 나타난 것인데, 중국과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두 나라만을 골라 감정적 보복 조치를 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 실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항공편 증편 중단 등의 대책을 취한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중국이 코로나 감염 통계 발표를 중단한 상황에서 새해 들어 중국인 입국자 가운데 5명 중 1명꼴로 코로나 확진 판정자가 나오는 판국 아닌가. 중국의 최인접 국가인 우리나라는 자국민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한 데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가 충분히 있다.

상식적 대응을 한 나라에 대해 중국이 보복성 맞대응을 한 것은 심히 유감이다. 주변국을 깔보는 오만한 태도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럴수록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 및 세계인들의 이미지는 나빠지게 된다. 혹여나 윤석열 정부도 문재인 정부처럼 저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중국 위정자들의 오산이다. 국제 질서에서 강대국 눈치를 너무 많이 보면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다소간의 불편함과 마찰이 생기더라도 할 말은 하고 주권국으로서 당당해져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이것이 코로나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길이며 장기적 관점에서도 옳은 외교적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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