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택시비도 오르는데, 시내버스 ‘막차 종점 운행’ 시급하다

대구 시내버스 노사가 합의한 '막차, 종점까지 운행'이 합의 후 8개월이 됐는데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시내버스 노사는 기존 오후 11시 30분에 종료했던 차량 운행 시간을 이튿날 0시 20분까지 50분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막차 종점 운행'이 시행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노사가 큰 틀에서 합의를 했지만, 준비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새해에도 운행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대구시와 시내버스 노사가 '막차 종점 운행' 방안을 내놓은 것은 시민 불편을 덜고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였다. 늦은 밤 시내버스를 탄 시민들이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야 하는 어이없는 관행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현재 대구 시내버스 129개 노선 가운데 93개 노선에서 막차가 종점까지 가지 않고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대구시는 '막차 종점 운행'을 위해 지난 연말까지 버스 노선 안내 정보, 교통카드 결제 시스템이 자정 이후에도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또 버스 위치, 정류장 도착 시각 등을 관제하고 표시하는 BMS(버스운행관리시스템) 업데이트 작업도 거의 마무리했다. 하지만 해결 못 한 난제가 있다. 기존 노선의 배차 간격 및 막차 출발 시각 조정 등이다. 26개 버스회사 및 노조와 종점 연장 운행 대상을 확정해야 하는데,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이다. 대구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공익성이 우선돼야 한다. 올해 대구시의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임금 인상분과 연장근로수당까지 합하면 2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세금이 투입되는 준공영제를 지속하는 이유는 시민 편의를 위해서다. 16일부터 대구 택시요금이 오른다. 기본요금이 20% 이상 오르고, 할증 시점이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당겨진다. 심야에 이동이 많은 청년,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가중된다. '막차 종점 운행'이 더 시급해졌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