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미디어 아트와 함께한 나의 20년

노소영 지음/ 북코리아 펴냄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해 9월 진행한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해 9월 진행한 '창의적 프로젝트 기획법 세미나'의 모습. 아트센터 나비 홈페이지 캡처

아트센터 나비는 대한민국 최초의 미디어 아트센터이자 디지털 아트 전문기관이다.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2000년에 개관해, 국제적인 디지털 문화를 다뤄오며 예술·기술 융복합의 최전방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곳을 이끌어온 노소영 관장이 아트센터 나비의 20년을 회고하는 책을 펴냈다. 그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기술 시대에 끌려 살아왔다며, 팬데믹이 없었다면 지금쯤 세계 어느 곳에서 열리는 기술 콘퍼런스에서 신기술을 구경하느라 이 책도 나오기 힘들었을지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예술과 기술에 대한 얘기만 잔뜩 적혀있을 것 같은 이 책은 의외로 인간의 정체성이 중심 주제다. 미디어 아트를 통해 '기술 시대의 휴머니티'에 눈 뜨는 과정이 담겨있는 것.

아트센터 나비의 20년 역사 중 처음 10년은 새로운 기술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집중했다면, 두번째 10년은 기술 자체에, 그리고 기술로 인한 인간과 사회의 변화에 질문을 던지는 일에 치중했다. 질문은 질문을 낳고, 그 끝에는 결국 인류 문명의 태동기부터 아직까지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창조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정체성에 닻을 내리면서 나는 열정적으로 창작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었다. 예컨대 '반려 로봇'과 같이 개인적 여망을 자신있게 창작 과정에 풀어낼 수 있었던 것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획득한 자아 정체성이 뒷받침돼서였다. 미디어 아트라는 작은 입구로 들어가서 헤매다가 정체성, 특히 기술 시대의 인간 정체성이라는 광활한 출구로 나온 것 같다. 이제는 가야할 곳이 좀 더 뚜렷이 보인다."

책 속에는 지난 20여 년간의 국내 미디어 아트 현장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노 관장은 국내 최초 미디어 아트 특화기관의 기틀을 어떻게 다져왔는지, 첫 10년의 전환점 앞에서 어떤 벽에 마주했는지 등 직접 부딪히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또한 미디어 아트를 통해 발견한 새로운 교육의 희망, 인공지능 세상을 맞이한 시점에서 다시 보게된 인간에 대한 생각 등 기술 시대의 휴머니티를 찾아가는 여정을 고스란히 써내려갔다.

노 관장은 이 책을 펴내게 된 이유에 대해 앞으로의 20년간 자신이, 아트센터 나비가 무엇을 해야할 지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아트센터 나비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지난 20년간 어영부영해왔던 기술 시대의 인간 정체성을 더욱 정교하고 깊게 파고드는 것이다. 미디어 아트의 발전과 담론 형성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세계관 구축에 일익을 담당하려 한다. 인류 전체는 지금 새로운 가치와 대안적인 세계관이 필요하다. 아트센터 나비는 우리의 전통사상을 비롯한 다른 가치, 세계관을 탐구하고 개발하면서 예술적 실천에 앞장설 것이다."

416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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