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 ‘재판 거래’ 밝혀지나

대장동 특혜 비리의 중심 인물 김만배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성남 제1공단 공원화 무효 소송 판결을 대법원에서 뒤집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남욱 변호사에게서 확보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거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지 주목된다.

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 대표가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관련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남 변호사가 "김 씨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권순일(당시 대법관)에게 부탁해 대법원에서 뒤집힐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2019년 이후부터 권순일에게 50억 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진술도 했다.

이 대표는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무죄로 판결했다. 이 대표가 TV 토론회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 지시 의혹에 대해 "그런 일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이는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공표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권 전 대법관이 이런 논리를 주도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 사건의 대법원 회부 전후와 무죄 선고 다음 날 모두 8차례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방문했고, 권 전 대법관은 퇴임 후 김 씨가 대주주인 대장동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취업해 1억5천만 원을 받았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 거래'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을 압수수색 없이 2차례 소환 조사만 하고 사실상 수사를 멈췄다.

성남 제1공단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 대장동 사업을 1공단 공원화와 결합 방식으로 추진하려 하자 1공단 개발 시행사가 성남시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이다. 2심에서 시행사가 승소했으나 2016년 2월 대법원 1부는 성남시의 손을 들어줬다.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면 대장동 개발은 차질을 피할 수 없었다. 이 판결에 대해 남 변호사는 "김 씨가 자기가 한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들 2건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당시 법조계에서는 "이례적인 판결"이라는 말이 무성했다. 남 변호사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재판 거래'는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철저한 재수사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