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전문가와 다문화교육 전문가들은 2년째 이어진 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을 두고 당사자 간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구와 마찬가지로 대학가 주변에 자리 잡은 대전 이슬람사원이 14년째 주민들과 이렇다 할 갈등 없이 공존하는 사례 역시 참고할 만하다.
최원오 가톨릭문화와신학연구소장(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자유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태를 이슬람이라는 낯선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드러난 사례로 판단했다. 아울러 이슬람교를 대단히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종교로 보는 것은 선입견이라고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어떤 종교든 근본주의 경향이 없는 종교가 없다. 그리스도교도 마찬가지"라며 "이슬람이 가진 선한 가치, 특히 이웃에 대한 자선 등 긍정적 가치까지 그대로 봐줄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한데 한국 사회는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너무 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가톨릭 관점에서는 이주민들이 가진 보편적 시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이기도 하다"며 "종교를 가진 이주민에 대한 혐오감은 결국 편견이고 무지일 수 있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전 유성구 이슬람 사원 사례 역시 주목할만한 사례로 꼽힌다. 2011년 충남대 인근 주택가에 건립된 사원은 무슬림 유학생들이 돈을 모아 건립한 대구와 유사한 사례다. 다만 사원 건립이나 운영과정에서 주민들과 무슬림들의 충돌은 없었다.
싱기 쿠니아완 대전이슬람사원 전 대표는 "대전의 예배소는 14년째 운영 중이지만 대구에서 얘기하는 문제가 불거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 역시 인도네시아인이 관리하는 예배소만 15곳인데 이곳들도 주민들과 갈등을 겪은 바 없다"고도 덧붙였다.
쿠니아완 씨는 "우리는 항상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좋은 태도를 보여주고, 만나면 친절하게 인사하고,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이슬람에서 가르치는 것이고 누구나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이슬람이 나쁜 종교가 아니란 걸 보여줘 왔기에 가까운 지역 내에서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갈 때도 전혀 갈등이 없었다"고 했다.

다문화시민교육 전문가인 정용교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양측이 조건 없는 만남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짚었다. 일단 격의 없는 교류가 이뤄지면 서로 인정하거나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청도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세계시민 교육' 과제를 수행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 유학생들과 만남을 처음 주선했을 때는 낯선 겉모습에 거북해하던 분들이 학생들을 2~3번 만나니 마음을 열고 잘 소통하시더라"며 "이슬람 사원문제도 상호 접촉의 시간을 늘리는 데서 이해와 화해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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