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대구 도축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대구시가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에서 운영 중인 도축장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감사 결과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대구시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2019년 1월 이후 축산물도매시장 및 도축장 운영 전반을 감사하겠다'고 공고했다. 감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10일간 이뤄졌다. 이번 감사는 오는 9월 대구농수축산물유통관리공사 설립에 앞서 축산물도매시장과 도축장의 기능, 유지 보수 비용 등을 비롯한 운영 실태 전반을 제대로 들여다볼 목적이었다.
감사 결과 시장 내 핵심 시설인 도축장을 도심지에서 계속 운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축산물도매시장이 2001년 5월 지어져 시설이 노후한 만큼 시설 개보수에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외곽 지역으로 이전하더라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구와 가까운 경북 8개 시군에 도축장이 있어 축산물 유통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곁들여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가 운영하는 도축장이라서 한우·돼지 사육농가의 출하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서라도 도축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설 유지도 힘들 정도로 적자 문제가 심각했다"면서 "전부터 시가 도축장 운영에서 손 떼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위탁운영 중인 법인과 계약이 남은 상태에서 폐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축장은 내년 3월 말 문을 닫는다. 축산물도매시장 운영법인인 신흥산업의 법인지정기간 만료 시점이 내년 3월이어서다.
도축장이 문을 닫아도 축산물도매시장 기능은 정상 작동한다. 다만 축산물도매시장에 있는 대구축협 육가공2공장의 위탁운영 기간도 내년 7월에 끝나, 도매 업무만 남는다.
아울러 축산물도매시장은 시가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일명 매천시장)과 중구 남성로 한약재도매시장 전담 운영기관으로 설립할 농수축산물유통관리공사에서 관리를 도맡는다.
한편, 대구축산물도매시장은 3만7천여㎡ 부지에 하루 소 169마리, 돼지 1천100마리 작업 가능 시설과 경매장, 도축장, 육가공공장, 부산물 판매상가 등이 있다. 2021년 기준 거래물량은 2만3천t, 거래물량은 64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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