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洪 시장 “명절 현수막 걸지 않을 것”, 정치인들 동참 기대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명절마다 경쟁적으로 내걸리는 '명절 현수막'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피력하며 "대구시는 (명절) 현수막을 내걸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자기가 한 것도 아닌데 거짓 공적을 써서 현수막을 내걸거나 의례적인 설날 인사로 전국이 현수막 몸살"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홍 시장이 명절 현수막을 내걸지 않기로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홍 시장은 "아직은 내세울 만한 치적도 없거니와 선전할 만한 뚜렷한 업적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없는 것도 자랑하는 다른 정치인들 행태와 비교하면 겸양의 자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홍 시장은 시민 세금을 허투루 낭비해선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세금을 아끼겠다는 데 동의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명절이면 대구 시내 주요 네거리 등 도심 곳곳에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앞다퉈 내걸리고 있다. 명절 하례는 물론 자신의 치적을 소개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길거리에 내걸린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크게 늘었다. 통상적 정당 활동으로 보장하는 정당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표시하는 광고물은 허가·신고 금지·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나 정당은 자신의 치적이나 정당 정책 등을 언제 어느 곳에서나 현수막을 통해 알릴 수 있게 됐다. 이런 까닭으로 정치인들이 자신의 치적이나 정당 정책 등을 알리는 현수막을 경쟁적으로 내걸고 있다. 홍보 효과를 높이려 지정 게시대가 아닌 교통량이 많은 곳의 가로등이나 전신주에 현수막을 내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홍 시장에 앞서 전북 전주시의회가 명절 홍보성 현수막을 걸지 않기로 결의했다. 도시 미관 저해나 환경오염 등의 걱정을 덜기 위한 결정이었다. 공해 수준으로 전락한 정치인들의 거짓, 과시성 현수막이 시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은 사라지는 게 맞다. 홍 시장처럼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내걸지 않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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