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뚝뚝 떨어지는 국고채금리…기준금리 밑돌며 장단기 역전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현금이 17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 금리 상승,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 인한 위험회피심리 완화 등으로 현금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증가율은 2004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74조8천622억원으로. 1년 전(167조5천718억원) 대비 4.4%(7조2천903억원) 증가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현금이 17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 금리 상승,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 인한 위험회피심리 완화 등으로 현금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증가율은 2004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74조8천622억원으로. 1년 전(167조5천718억원) 대비 4.4%(7조2천903억원) 증가했다. 연합뉴스

올 들어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투자 매력이 약해진 탓에 순매도만 2조원이 넘을 정도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484%로 집계돼 사흘째 기준금리(연 3.50%)를 밑돌았다. 올해 첫 거래일에 연 3.782%였던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13일 연 3.369%까지 빠르게 떨어지고서 3.4%대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통상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상환 리스크가 늘어나는 터라 금리가 높은 편이다. 새해 들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년물보다 낮은 역전 현상은 4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고채 금리 하락은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은 '동결 같은 인상'이었다. 결국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랐고, 4분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까지도 내다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지나치게 내려간 것은 문제다. 통상적인 채권 투자 방법의 하나가 단기자금시장에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만기가 길고 금리가 높은 채권을 보유해 금리 차이만큼 이익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투자 수익인 국고채 금리가 투자금 조달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 자금 조달금리로 인식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국고채 3년물 금리보다 낮은 현상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새해 들어선 50bp(1bp=0.01%포인트) 이상으로 역전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 등 주요 투자자들이 국고채를 팔고 금리가 높은 신용물을 사들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새해 들어 전날까지 모두 2조2천억원 이상 국채가 순매도 됐다. 특히 보험(2조2천억원)과 외국인(1조2천억원) 등의 순매도 규모가 컸다.

대신 이 기간 금융채(10조5천억원)와 공사·공단채(2조9천억원), 통안증권(2조4천억원), 회사채(1천600억원) 등으로 순매수세가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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