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 생계 위해 여공으로" 희망 이룬 경북여성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열번째 구술생애 '경북여성 노동자의 삶' 펴내
산업발전·가족위해 헌신한 여공경험 있는 5명의 경북여성 삶 조명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펴낸 열번째 구술생애사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펴낸 열번째 구술생애사 '경북 여성 노동자의 삶'.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찢어지게 가난했던 삶에서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기 스스로 희생해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일념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여공으로서 살아야 했던 경북여성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발간됐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경상북도와 함께 구술생애사를 통해서 본 경북여성의 삶 열 번째 편으로 '경북 여성 노동자의 삶'을 펴냈다.

이 책에는 우리 사회 급속한 발전의 토대가 되었던 산업화 과정에서 여공으로서의 삶을 살았던 경북여성 5명을 만나 그들의 어린시절과 꿈·희망을 접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여공으로 살아가면서 새로운 자신의 희망을 찾았던 삶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다.

김정숙씨
김정숙씨

집안이 기울어 중학교를 졸업하는 둥 마는 둥하고 구미 전자회사, 방직회사의 여공으로 일하다 결혼하면서 그만두었지만,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윤성방직에 입사,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어머니 역할까지 도맡아 했던 김정숙(72·예천군)씨 이야기가 '마음 비우고 좋은일 많이하고'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김성예씨
김성예씨

'나도 김성예처럼 됐으면 좋겠다'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김성예(63·포항시) 미인조청 대표 이야기는 대식구를 건사하기도 어려운 시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일하러 가야만 했던 언니들과 달리 중학교를 졸업하고, 돈도 벌고 고등학교도 다닐 수 있다는 희망에 마산 한일합섬 여공으로서의 삶을 다루고 있다.

배태선씨
배태선씨

책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문학소녀였지만 현실이 궁금하고 세상이 알고 싶어 전자공장, 한국RG모터 등을 거치며 노동현장에 뛰어들어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배태선(58·구미시)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교육국장의 이야기는 '정말 노동자가 돼야 돼'로 소개하고 있다.

손경숙씨
손경숙씨

'저는 근성이 있는것 같아요'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손경숙(58·구미시) 생활공감정책 모니터단원은 아버지의 병환으로 일반계 고등학교 진학의 꿈을 접고 고려전기에 입사해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며 주경야독하던 삶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경숙씨
오경숙씨

상주 중동면 간상리 산골에서 태어나 17세의 어린 나이에 영남방직에 입사해 3교대로 일하면서도 진학과 화가로서의 꿈을 놓치지 않고 결국 그 꿈을 이루어 낸 오경숙 화가(58·구미시)의 삶은 한마디로 어려운 현실에서도 끝내 자신의 꿈을 찾아 이뤄낸 감동 스토리다.

이들은 일을 하며 공부를 할 수 있다는 희망, 세상을 알고 변화시키고 싶다는 열정,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삶을 지탱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김명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은 "이들이 노동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어려움에 꺾이지 않고 성실함을 밑천 삼아 스스로의 삶을 키우고 주변을 돌보며 '수주작처'(隨主作處)의 모습으로 작은 역사를 만들었다"고 기획·집필 소감을 밝혔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했던 여성노동자들의 역할과 그들의 삶과 꿈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비록 몇분의 이야기만 수록했지만, 그때고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여성문제 해결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경북여성들이 보다 행복한 일터에서 마음껏 능력을 펼치며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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