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고향사랑기부제

전진혁 농협 의성군지부장

전진혁 농협 의성군지부장
전진혁 농협 의성군지부장

고향사랑기부제가 올해 1월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고향사랑기부제도가 2009년 처음 국회에서 논의된 후, 2021년에 고향사랑기부금법이 통과되어 드디어 올해 첫 시행에 이르렀다. 지방은 대부분 농산어촌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향사랑기부제가 제대로 작동되면 농산어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진학이나 취업 등으로 젊은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어 지방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소멸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제가 도입되었는데 지금은 시행 초기라 많은 국민들이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나 상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고향사랑기부제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만 기부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데 본인이 거주하는 자치단체를 제외한 타 지역 어디든 기부할 수 있다. 그리고 기부라는 말 때문에 자신이 손실을 본다는 느낌이 드는데 기부한 금액 이상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그래서 제도 도입 초기에 국민들에게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고향사랑기부에 앞장서서 동참하는 이유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법인 제외)이 500만 원 한도 내에서 본인이 원하는 자치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로 기부액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받고, 10만 원 초과액은 16.5%에 대해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 기부받은 자치단체는 기부자에게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는데 의성군의 경우 의성진쌀, 사과, 마늘, 자두, 복숭아, 의성마늘소, 꿀 등 7종류의 답례품이 있고 그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품목을 선택할 수 있다.

10만 원을 기부하는 사람은 기부 전액을 세액공제받고 3만 원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어 3만 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 포인트 100원을 위해 땀과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향사랑기부는 지방을 살리는 고귀한 가치 실현뿐만 아니라 손쉽게 경제적 이득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기부금은 자치단체에서 지역 발전, 취약계층 지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 자치단체도 좋은 답례품을 개발하고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여 그 지역으로 기부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미술과 연관된 스토리가 있는 지역은 시골 미술관 건립을 목표로 기부금을 유치하여 미술관에 기부자 명단을 새기고 무료 입장 혜택을 제공해서 기부자들의 지역 방문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지역으로 이주해 오는 인구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과 관계를 맺은 인구의 증대도 지역 활성화를 위해 중요하다.

예전 대학원 농촌개발학과를 다닐 때 화천 토고미마을, 남해 다랭이마을 등 그 당시 관광객이 찾아가는 농촌 마을 대표를 만나 어떻게 그런 마을을 만들었는지 인터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열정을 가진 사람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유치 등이 필요했다. 사람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꿈의 실현은 요원하다.

많은 국민들이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하고 그 자금이 지방으로 흘러들어 지역을 발전시키고 사람을 모이게 하여 농산어촌도 사람 온기가 나는 활기찬 터전으로 탈바꿈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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