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날 의성 양계장서 만난 외국인 근로자들

"돈 많이 벌어 고국에 돌아가 가족들 호강시켜줄래요'

설날 의성군의 한 양계장에서 방글라데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과 한국 근로자들이 계란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설날 의성군의 한 양계장에서 방글라데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과 한국 근로자들이 계란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22일 오전 8시 경북 의성군의 한 양계장에는 5명의 근로자가 설날에도 쉬지 않고 일터에 출근해 있었다. 이 중 외국인 근로자는 3명으로 모두 방글라데시 국적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1시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양계장 특성상 쉬는 날이 없는 365일 근무체제(휴일 로테이션)지만 이날은 설날이니 만큼 3시간이나 근무시간이 단축됐다고 한 근로자는 전했다. 보너스로 받은 설날 특별 상여금 얘기도 덧붙였다.

이 양계장 대표 A씨는 설날에도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집에서 설 음식을 공수해왔다. 전과 나물, 생선 등 챙겨온 음식으로 근로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날 퇴근 후에도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주변에 마땅히 갈 곳도 없어 양계장 숙소에서 고국에 있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거나 TV를 보며 쉬는 게 전부라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 B씨는 "이슬람국가인 방글라데시는 라마단 기간이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3일간의 연휴(이드)가 최대 명절"이라며 "한국사람들이 설 명절을 쇠는 것을 보니 고향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내 "그렇다고 쓸쓸하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돈 많이 벌어 고국에 돌아가 가족들 호강시켜줄 생각에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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