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 노후 단독주택지 통째 개발 추진, 주거 공간 혁신 기대

대구시가 노후한 대규모 단독주택지를 개별 단위가 아닌 통째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가 내놓은 '지구단위계획 통개발 마스터플랜'을 보면, 도보생활권이 확보되는 지구 전체를 묶어서 개발한다는 것이다. 사업 대상은 조성 후 50년 지난 대규모 단독주택지로서 남구 대명동, 달서구 송현동, 수성구 만촌·범어·두산·황금동 일원 7.1㎢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5월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종 상향이 가능하게 된 곳이다.

대구시의 지구단위계획 통개발 마스터플랜은 미래지향적이다. 특히 '대구형 5분 생활권'을 계획의 기본 단위로 설정한 게 특징이다. 20만㎡ 지역 안에서 5분 거리의 도보생활권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생활권을 기준으로 공공성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개발 규모로 단지를 설계한다. 단지 간 연계 개발이 가능하도록 순환형 생활 도로와 기반 시설도 배치한다. 도시 스카이라인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역동적으로 만들 방침이다.

'5분 생활권'은 세계 여러 도시들이 추구하는 스마트 도시의 핵심 개념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항구도시 노하운의 '5분 스마트 도시'가 대표 사례이다. 5분 생활권은 어느 지점에서나 걸어서 5분 내에 가게, 행정기관, 직장, 문화시설, 대중교통에 닿을 수 있도록 도시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다. 작은 마을에 기반한 골목상권 부활과 공동체 활성화도 기대된다. 5분 생활권은 차량 이동을 억제해 환경친화적인 저탄소 도시를 만들 수 있다.

대구시의 '지구단위계획 통개발 마스터플랜'은 난개발을 해소하고 주거 공간 혁신을 이룰 것이란 기대감을 준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 사는 노후 단독주택지 주민들에겐 희소식이다.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대구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전국 최대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민간 기업이 개발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 전망을 갖고 공급 물량을 조절해야 한다. 또 주민들이 개발로 인해 변두리로 밀려나지 않도록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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