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경원 일정 취소 숙고 시간…尹 귀국 21일 이후 결단할 듯

대통령에 독대 요청한 상황…마지막 읍소 부정 전망 우세
예상밖 만남 결과 나올수도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국회의원의 최종 결심 시점은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경고장을 받은 데다 당내 초선 국회의원들까지 집단적으로 강도 높은 견제에 돌입한 상황이라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거취를 결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귀국 후 나 전 의원의 독대요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경원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문을 내놓은 이후 19일까지 사흘째 잠행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일체의 대외일정을 잡지 않고 거취 문제를 고민하는데 시간을 쏟는 중이다.

대통령실에 이어 당내 초선의원들까지 '적'으로 돌린 상황이라 한 걸음조차 내딛기가 쉽지 않다. 나 전 의원 측 인사들은 최소한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귀국 전까지는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난마처럼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뿐"이라며 "나 전 의원의 마지막 읍소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이 나 전 의원의 최종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독대요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부정적인 전망이 더 우세하다. 윤 대통령에게 정무적인 조언을 하는 대통령실 인사들의 분노가 지난 17일 김대기 실장의 입장문을 통해 표출됐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이 여당 당권주자의 독대요청을 거절하는 모양새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독대요청 접수를 거부하거나 '해외순방 후속조치로 바쁘니 명설 쇠고 좋은 날 천천히 보자'는 메시지를 내놓으면 나 전 의원의 마지막 담판 시도는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설날 민심의 밥상에 본인의 출마 뉴스를 올리고 싶은 나 전 의원으로선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과 나 전 의원의 독대가 이뤄지면 예상 밖의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점이자 약점이 인간적으로 착하다는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의 처절한 읍소가 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권에선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의중에 반해 결정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과 맞서는 선택은 정치적으로 너무 큰 도박이고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까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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