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설 연휴 안부 인사로 일본어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을 빚고 있다. 충남 천안시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영상으로, 현재는 삭제된 뒤 사과문까지 올라왔지만 여론은 여전히 냉랭하다.
22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천안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전날 천안시는 오전 11시에 30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설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기 위해 제작됐다.
영상에는 한복을 입은 호두과자 인형탈이 등장해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큥" 등 일본어 밈을 연발했다. 일본어 자막도 영상 안에 담겼다.
'오이시쿠나레(美味しくなれ)'는 한국어로 '맛있어져라'라는 뜻이며, '모에모에큥'은 일종의 감탄사로 어떤 말 뒤에 붙어 '설레는 마음'을 귀엽게 표현하는 말이다.
이같은 일본어 표현은 최근 일본 유흥계 종사자를 희화화하며 인기를 얻은 한 코미디언의 유행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상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사이에서는 "개인 소셜미디어도 아니고, 지자체에서 올릴 영상에 들어갈 만한 표현은 아니다", "유관순 열사의 생가와 독립기념관이 있는 유서 깊은 천안에서 '오이시쿠나레'라니" 등 비판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되자 해당 영상은 천안시 인스타그램에서 삭제됐다.
이와 관련, 천안시는 설 당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천안시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이날 정오쯤 "설 명절을 앞두고 신중하지 못한 영상으로 시민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이번 영상을 보고 불편했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과문이 늦어진 점 또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천안시 홍보담당관이라고 밝힌 관계자는 게시물을 통해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 있어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콘텐츠 제작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해당 사과 게시물에는 "국민들이 단순히 '불편'해서 댓글로 질책한 게 아니다. 뭘 위한 사과인지 제대로 기재돼 있지도 않다", "몰랐다는 식의 핑계만 쓰시면 시민들이 대충 불편해서 시비건 것 같지 않느냐", "무엇을 어떻게 잘못한 일인지, '무슨 일'이 있어 '어떤 잘못'에 대한 사과문을 올린 건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등 비판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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