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예년과 비슷한 실내 온도를 유지했는데, 1월 가스비가 전년에 비해 2배가량 많이 나왔다고 한다. 예년과 비슷한 실내 온도를 유지했음에도 올겨울 난방비가 급등한 것은 기록적인 한파가 닥친 데다 가스 요금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도시가스 요금은 1년 전에 비해 36.2%, 지역난방비는 34.0%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도시가스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재작년 1분기보다 2.8배나 오르고, 원유와 석탄 가격도 급등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역대 최대치인 1천908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겨울 난방비 폭탄으로 끝이 아니다. 정부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고려해 올해 1분기 가스 요금을 동결했지만, 이르면 올해 4월 중 가스 요금을 추가로 인상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가스공사의 영업 손실이 9조 원에 이를 정도로 누적 적자가 심각하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스 요금을 메가줄당 최소 8.4원에서 최대 10.4원 인상하면 가스공사 영업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렇게 된다면 가스비는 지난해 급등한 것보다 올해 더 오를 전망이다.
국제 물가 상승 압력이 높고, 가스공사의 적자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지난해 연속적인 가스 요금 인상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 추가적으로 요금을 올리면 서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는 가스 요금 추가 인상 검토와 함께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 기록적인 한파가 닥쳤다고 해서 '얼어 죽겠다'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 근본적으로는 식재료비, 전기료, 가스비, 교통비 등 인상으로 서민경제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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