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된 지도 제법되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희망을 갖고 활기차게 시작했겠지만 세상 사는 일은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이렇게 힘든 현실을 마주하면서 동심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반대로, 이 책의 제목처럼 그래서 더 필요할 거라는 생각도 든다.
임정희 작가의 '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는 63편의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는 개성 강한 세 아이와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저자는 20년간 200여 권의 수첩에 생활을 꼼꼼히 기록했고 그것이 토대가 되어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
동심은 어른의 가슴 밑바닥에 깔린 근원적인 마음 어딘가에 있는 것이고,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그 감정을 일깨웠노라고 저자는 말했다. 호기심 많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모두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아마 저자는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동심을 느낀 듯하다.
남편이 사업차 미국에 가는 바람에 방송작가 일을 하며 혼자 삼 남매를 동분서주하며 키웠는데, 정작 본인은 아이들을 키웠다기보다 서로에게 자극받으며 같이 성장했다고 했다. 오히려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 덕분이었고 아이들이 자신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이 말에 아마 공감하는 부모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자식을 키우는 것은 힘들기도 하지만 부모를 성찰하게도 만든다.
"자주 화가 났고, 쉽게 피로해지는 시절이었다. 밥상 차리는 것도 힘겨웠고 일에서도 별다른 보람을 얻지 못한 채 하루하루 보내고 있었다. (중략) "엄마! 엄마도 어렸을 때 나를 낳아서 키우고 싶다는 소원 빌었어?" 뜻밖의 물음이었다. 딸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얼굴에는 '우리 엄마는 분명히 어렸을 때부터 나를 만나길 기도했고 그 소원대로 나를 낳았고 우리는 모녀지간이 되었으니 나야말로 우리 엄마가 사랑하는 딸일 거야. 내 말이 맞지?' 하는 믿음과 사랑이 가득했다."(98쪽)
사는 일에 지쳤을 때 어린 딸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저자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건 엄마에게 어린 딸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는 것과 동시에 엄마 자신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일깨워주는 말이다. 저자는 아이들과 나누었던 동심을 세세히 기록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했다고 한다. 기록함으로써 현실을 견뎠고 현재의 삶을 껴안을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그 바탕에는 따뜻한 동심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신복순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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