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의 한 군 단위 농협에서 간부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결혼한 지 3개월 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A 씨 가족들이 낸 진정서에 따르면, 2019년 전북지역 한 농협에 입사한 A(32) 씨는 지난해 1월 간부 B 씨가 부임한 뒤부터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B 씨는 직원들 앞에서 A 씨에게 "업무를 왜 그렇게 밖에 못하냐", "수매철인데 결혼식을 잡는 멍청한 놈" 등의 폭언을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B씨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A 씨는 지난해 9월 27일 결혼식을 열흘가량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가족에게 늦지 않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이후 농협은 괴롭힘 관련 조사를 시작했지만 가족들은 농협이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 업무를 분리하지 않은 채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결국 결혼한 지 3개월 된 A 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일하던 농협 잡곡처리장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사무실에선 휴직이나 하라고 해서 (힘들었다)"며 "이번 선택으로 가족이 힘들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힘든 날이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A 씨 아버지는 "아들이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자세하게 노트북에 정황을 기록해뒀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농협 측이 노트북을 무단으로 폐기했다"면서 "이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 아들을 괴롭힌 간부와 이 사건을 방관한 조합장 등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A 씨 가족들은 이날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경찰에도 고소장을 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매뉴얼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조사가 이뤄졌고, A 씨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분리 조치도 이행했다"며 "추후 경찰이나 고용노동부 등에서 조사를 요청하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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