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TK(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다음 총선에서 재선 이상 TK 의원들은 모두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TK 지역에서는 최근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눈치만 늘어 가는 정치인들만 양산하고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홍 시장이 지역 의원들을 질타한 것은 가장 많은 의원 수를 갖고도 TK 의원들이 당 대표는 고사하고 최고위원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최근 당내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또다시 서로 눈치만 보고 출마 예정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이미 한물간 정치 낭인들만 설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앙 정치에서는 힘도 못 쓰고 동네 국회의원이나 하려면 시의원, 구의원을 할 것이지 무엇 하려고 국회의원 하느냐"고 했다.
지역 의원들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렇다 할 목소리조차 못 내고 있다. 4, 5명이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지만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돼야 할 지금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이 없다. TK가 당의 핵심 지지층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당 지도부에 지역 출신이 포함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낮은 인지도 및 당선 가능성 등을 이유로 출마를 꺼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 대표 판세가 정리된 이후에나 지역 의원들은 TK를 대표할 최고위원 후보 교통정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 주자와의 관계 및 지역별 안배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신중론에 힘이 실리며 논의 자체가 부재한 상황이다.
오히려 지역 의원들은 과거 친분을 내세우거나 집단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는 등 특정 당 대표 후보와의 관계 맺기를 통해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데 관심을 둘 뿐이다. 매일신문이 최근 실시한 지역 의원들의 의정 활동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대다수가 낙제점 수준에 그쳤다. 이 추세라면 대구경북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가 다음 총선에서도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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