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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분양 넘치는데…올해 입주물량 3만6059가구

역대 최다, 전국 3번째 많아…내년 40개 단지 2만1670가구
매매거래량 1년새 57% 감소…부동산 시장 더욱 침체될 듯
매매가, 전세가 하락세 이어진다는 전망 많아

앞산에서 바라본 대구 시내 아파트 단지들 모습. 매일신문 DB
앞산에서 바라본 대구 시내 아파트 단지들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서구 평리동의 A아파트는 3월 입주 예정인 1천가구 이상 대단지다. 이곳 전용면적 57㎡의 전세 보증금은 1억1천만원 수준. 인근 비슷한 규모 아파트의 작년 전세 보증금이 2억3천만원 정도였던 걸 생각하면 1억원 이상 급락했다.

인근 한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실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에선 각종 기관에서 발표하는 수치보다 전세 가격이 더 내려갔다"며 "집이 잘 팔리지도 않는다. 다들 비용을 마련하기 힘든지 주변 중개소들을 둘러봐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대구 부동산 시장에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뜩이나 차갑게 식어버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넘치는데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 시장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구 분양대행사 데영레데코가 공개한 '대구시 부동산 시장 결산 및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구 입주 물량은 57개 단지 3만6천59가구(임대 포함)에 이른다. 경기(11만2천826가구), 인천(4만5천169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 많은 물량이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내년 이후에도 입주 물량은 꾸준하다. 2024년 40개 단지 2만1천670가구, 2025년 20개 단지 1만19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입주 물량이 넘쳐 지역 부동산 시장이 더욱 침체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 물량이 많은 데다 공급 물량이 크게 줄지 않아 걱정이 크다. 대구 미분양 물량은 1만1천700가구(국토교통부 '11월 주택통계')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또 부동산R114 REPS 자료(이달 13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대구의 공급 예정 물량은 1만616가구로 작년보다 12.5%(1천515가구) 주는 데 그쳤다.

여기다 주택 매매거래량도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대구 주택 매매거래량은 978건으로 2021년 11월(2천275건)보다 57.0%나 감소했다. 입주 물량과 미분양 물량은 늘고 공급 물량은 소폭 감소하는데 매매거래는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는 것이다.

송원배 대영레데코 대표는 "올해 대구는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부동산 시장 경기가 살아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규 공급 물량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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