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시, 고유 문화유산 재정비·발굴나서

장기읍성·법광사지 등 문화유산 정비 속도
분옥정과 용계정 등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추진

포항시가 올해 지역 문화재에 대한 대대적 정비로 문화유산의 미래가치를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진은 포항시 남구 장기면 장기읍성 전경.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올해 지역 문화재에 대한 대대적 정비로 문화유산의 미래가치를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진은 포항시 남구 장기면 장기읍성 전경. 포항시 제공

문화불모지란 불명예를 안고 있던 경북 포항시가 지역 문화유산 재정비를 통해 글로벌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30일 포항시에 따르면 올해 장기읍성(남구 장기면) 복원 정비사업을 통해 기존의 방치된 읍성 내 경관을 정비하고 야행 사업 등 문화재를 체험·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장기읍성 동문지 정비, 수구지 복원, 안내소·화장실 신축을 올해 내 시작할 계획이다.

장기읍성의 동쪽 문에 해당하는 동문지는 포항 시내에서 출발해 장기면 행정복지센터를 거쳐 읍성으로 진입하는 주요 관문이지만 지금껏 제대로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장기읍성의 북동쪽에 위치한 수구지는 읍성 안에 축적된 빗물을 계곡을 통해 바깥으로 배출시키는 성곽 구조물로서, 조선시대 고지도에 그 형태가 표기돼 있지만 현재는 흔적이 남아있지 않아 성곽이 단절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포항시는 장기읍성 동문지의 방치된 성곽을 정비하고 잔디와 수목을 심어 올 상반기 준공하는 한편, 장기읍성의 단절된 성곽을 연결하기 위한 수구지 복원 공사를 준공하기로 했다.

포항시 북구 신광면 법광사지 내 금당지 발굴 현장. 포항시 제공
포항시 북구 신광면 법광사지 내 금당지 발굴 현장. 포항시 제공

아울러 올해 법광사지 종합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국내외 문화재 전문가를 초빙해 사적의 보존 정비에 필요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통일신라시대 왕실 사찰로 알려진 법광사지(북구 신광면)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9차 발굴조사를 실시해 창건 당시 건축기법을 증명하는 금당지와 바닥에 포설된 녹유전, 4m가량의 석불 등을 발견했다. 절터에 위치한 3층 석탑은 탑 내 봉안된 석비에 명확한 건립 연대(828년)를 보여주고 있어 뛰어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포항지역에 산재한 문화재들 가운데 학술·역사적 가치가 높은 잠재 자원을 선별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포항시가 올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하는 대표적 문화재는 조선시대의 정자 '분옥정'과 '용계정'이 있다.

분옥정은 1820년 건립된 정자로서, 추사 김정희 선생이 방문해 현판의 친필을 작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용계정은 1677년 준공된 여강 이씨 문중의 정자로 마을 내 학생들을 가르치는 용도의 서원으로도 사용된 이력이 있다.

분옥정과 용계정은 현재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을 위한 학술조사를 완료했고, 올해 상반기 문화재청에 지정을 요청해 그 가치를 검토받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근대 한의학의 선구자 '석곡 이규준', 단 한 편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작가 '흑구 한세광', 근대민주주의 선구자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등 포항 인물 3인에 대한 선양사업을 추진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고유의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제대로 관리해 미래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어떤 경제적 가치보다도 더 큰 자산"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문화유산을 발굴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역사 문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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