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이어온 습관을 바꾸긴 어려웠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30일 0시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1단계가 해제됐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이날 오전 학교, 어린이집, 노인복지관, 관공서, 지하철을 찾은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입학 후 처음으로 마스크 벗는 초등학교
30일 오전 8시쯤 찾은 중구 삼덕초는 마스크를 벗은 학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교육·보육시설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학생들은 아직 불안하고 벗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고 했다.
6학년 하다윤 양은 "쓰고 싶어서 썼다"며 "가리고 다녔는데 이제는 얼굴을 다 드러내려니 어색하다"고 말했다. 3학년 김승균 군은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고 부모님도 계속 쓰라고 하셨다"며 "입학하자마자 마스크를 쓰기 시작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쓸 거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수성구 동성초 교문에도 1, 2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교를 하고 있었다. 6학년 황윤서 양은 "갑자기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라고 해서 당장 벗을 것 같지는 않다"며 "이제는 오히려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게 어색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입학 후 처음 학교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 3학년 학생들도 당분간은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3학년 박수하 양은 "친구들 얼굴을 보는 것도 좋지만 개인의 건강관리가 우선"이라며 "마스크로 인해 친구들 목소리가 잘 안 들릴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 적응이 돼 큰 불편함은 없다"고 했다.
◆어린이집, 노인복지관도 마스크가 대세
어린이집 상황도 비슷했다. 아이를 등원시키는 학부모와 어린이집 교사 모두 "아직은 마스크를 써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북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박정숙(53) 씨는 "지금까지 영유아는 마스크를 강제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규정이 있어 그 친구들 외에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했다. 학부모 전진화(32) 씨 역시 "적어도 겨울까지는 아이에게 마스크를 착용시켜 등원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자가 모여 있는 노인복지관에도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앞으로 꾸준히 착용하겠다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이날 복지관에서 서예, 당구 등 강좌에 참여하던 이용자 50여명 중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북구 대불노인복지관에서 탁구를 즐기고 있던 김화도(82) 씨는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숨이 좀 차더라도 마스크를 쓴다"며 "2020년 대유행으로 인해 타지역은 몰라도 대구시민들은 마스크를 꾸준히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공서, 지하철 대중교통도 불안
구청 등 관공서는 민원 응대에 따라 마스크 착용이 나뉘었다. 민원실에는 방문한 민원인과 직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민원인과의 접촉이 적은 다른 사무실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근무하는 직원들도 소수 있었다.
여권을 만들기 위해 구청에 왔다는 권미희(36) 씨는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는 기점으로 마스크 착용은 개인 선택의 문제가 된 것 같다"며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분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원실에서 근무 중이던 정재희(54) 씨도 "업무 특성상 여러 사람들을 만나야하는 만큼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설 역시 마스크를 쓴 사람이 많았다. 역에서는 벗어도 되지만 전동차 안에서는 써야하는 지침이 혼란스럽긴 하지만 이해한다는 반응이었다. 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에서 만난 허모(27) 씨는 "쓰고 벗기가 번거롭지만 지하철 안은 밀집도가 높으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유롭게 쓰면 되는 거니까 쓸 사람은 쓰고 안 쓸 사람은 안 쓰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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