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IN] 탁구채로 테니스를 친다고? 프리테니스 동회회 30여개

전국 최고 인프라 무료 강습 풍성…남녀노소 즐기는 유산소 운동 각광
대구 동호회 30여 개·대회도 매달 개최…"파트너와의 협동심도 기를 수 있어"

지난해 대구시민운동장 시민다목적체육관에서 프리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모습. 대구프리테니스연맹 제공
지난해 대구시민운동장 시민다목적체육관에서 프리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모습. 대구프리테니스연맹 제공

지난 31일 오후 7시 대구 북구의 달구벌스포츠클럽. 사람들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분주히 움직이며 공을 쳤다. 얼핏 보면 테니스를 치는 것 같은 모양새다. 그러나 손에 쥐고 있는 채가 다르다. 흡사 탁구 라켓 같은 채를 휘둘러대는 이들은 바로 '프리테니스' 동호인들이다.

탁구채로 테니스를 즐긴다면 어떨까. 탁구와 테니스를 결합한 '프리테니스'는 대구에서 뿌리를 내린 지 20년이 돼가는 장수 '뉴 스포츠'(기존의 스포츠 종목을 쉽게 변형한 것)다.

게임의 방식은 테니스, 세부적인 규칙은 탁구와 흡사하다. 단식, 복식, 단체(릴레이)로 나뉘어 있으며 1세트 21점 혹은 3세트 11점 경기로 진행된다.

라켓은 테니스 라켓보다는 작고 탁구 라켓보다는 크다. 공도 공기를 넣은 고무제품으로 적당한 바운드를 가지고 있어 방향 예측이 쉽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지만 땀 흘리며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운동량도 만만치 않다.

경기장 규격은 테니스 코트의 4분의 1 수준으로 좁은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네트와 라인 테이프만 있다면 정식 코트가 없어도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평지에선 어디서나 경기가 가능해 접근성도 좋다.

동호인들은 프리테니스를 처음 접한 사람이 능숙하게 게임을 즐길 때까지 대략 3개월의 연습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테니스나 탁구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더 빨리 흡수할 수 있다.

전국에서 프리테니스 실력자로 이름을 날린 구동형(53) 씨는 "처음 배울 땐 주말마다 하루 10시간씩 연습할 정도로 몰입했다"며 "자연스레 운동량이 늘어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파트너와의 협동심까지 기를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프리테니스는 1945년 태평양 전쟁 후 일본에 주둔한 미군과 그 가족들이 즐기던 '쇼트테니스'를 일본인들이 본 따 만든 것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대구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대됐다.

국내에서 처음 받아들인 만큼, 대구의 프리테니스 인프라는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 동호회(클럽)만 30여 개가 있고, 동호인 대회도 한 달에 한두 번꼴로 열린다.

이영숙 대구프리테니스연맹 사무국장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게 이 스포츠의 장점"이라며 "최근에는 지역에 무료 강습 기회도 늘고 있다. 각 구군이나 연맹에 연락한다면 누구나 프리테니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프리테니스연맹은 올해 대구시체육회 정회원 단체로 승격함으로써 지역의 프리테니스 저변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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