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경북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 연말부터 주택 가격 하락 조짐을 보이자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누리는 것보다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게 낫다는 판단에 서둘러 현금화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 대구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와 경북의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83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20건) 대비 약 15.7%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해 대구 신규 가입 건수(619건)만 봐도 2020년 한 해 대구경북 전체 가입자 수 697명에 육박할 정도다. 심지어 2007년 주택연금 도입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HF 내부에서 대구경북은 통상 주택연금 가입률이 저조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인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연금방식으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 시가에 따라 정해진다. 집값 하락 국면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입 신청을 하는 것이 월 수령액 측면에서 유리하다.
HF 대구지사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2021년 11월에서 12월로 넘어가는 시점에 집값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그 후로 연금 가입률이 오르기 시작한지라 집값이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지사의 주택연금 가입자 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2021년 11월 연금 가입자 수는 54명이었지만 한 달 새 96명으로 무려 77%나 뛰었다. 그리고 지난해 1분기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9%, 2분기가 17.7%, 3분기 19.7% 정도의 신장세를 보였다. 대구 주택시장이 얼어붙을수록 신규 가입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 한파와는 별개로 HF의 월 지급금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 이들이 지난해 가입을 서두르면서 신규 건수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HF는 법에 따라 해마다 주택가격 상승률, 이자율 추이, 기대여명 변화 등 주요 변수를 감안해 월 지급금을 조정한다. 같은 나이, 같은 가격의 주택을 갖고 있어도 가입연도에 따라 월 지급금이 다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HF의 주요변수 재산정으로 인해 오는 3월 신규 신청자부터 월 지급금은 전년 대비 평균 1.8%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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