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유치원에 다니는 만 4세 자녀를 둔 A(36) 씨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이후에도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운 채 등원을 시킨다.
지난달 말 유치원이 '아직 유치원 내에서 마스크를 자율로 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돼 계속 착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공지한 탓이다.
A씨는 "아이가 말이 느린 편이라 마스크 착용이 자율로 바뀌기만 기다린터에 실망스러웠다"며 "통학버스 내부나 합창 등을 할 때만 일시적으로 착용하라는 것도 아니고, 일률적으로 착용을 지시하면 꼭 따라야 하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규제가 완화되면서 학교를 포함해 유치원, 어린이집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다.
일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자체적으로 마스크 착용 기간을 연장하는가 하면, 학부모들의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착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곳도 나타나는 형편이다.
실제로 맘카페 등에서는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착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원장님과 면담한 끝에 우리 아이만 마스크를 벗길 수 있었다', '유치원에서 유아들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당분간 착용하기로 했다는 통보 문자를 받고 한숨부터 나왔다'는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학교장이나 유치원장 등이 일률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을 공지하거나 학부모 투표에서 착용 의견이 우세한 경우라면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할까?
결론은 정부 방침에 따라 '안 써도 된다'이다. 다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들은 집단 감염 우려로 마스크를 벗으라고 적극 권장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유치원 교사 B씨는 "마스크를 계속 쓰자는 의견이 일부라도 있으면, 집단 감염 발생 시 민원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에 착용 여부를 투표에 부치는 경우가 있다"면서 "지금 교사들도 원칙 상 당연히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할까 봐 현실적으로 벗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교육청은 "실내 마스크 착용은 정부 지침에 따라 자율"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착용 여부를 강요하면 안 된다는 공문이 이미 나갔다"면서 "통학버스에서는 써야 하고, 일부 밀집 상황에서만 착용 권고를 할 수 있다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내 한 구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가운데 착용 여부를 강제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지도를 통해 착용이 자율이라고 안내하는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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