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호텔 등을 전문경영하는 이구목 엠플러스케이 대표이사는 웨딩업계의 전문 CEO로 손꼽힌다. 최저 가격으로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의 비결이다. 위탁경영업과 단체급식에 있어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 신화를 써온 이 대표이사는 "교과서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에 대해선 "요즘 참 똑똑하다"라고 평가한 뒤 "자신감을 갖고 배운대로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호텔에 군(軍) 이름이 들어가 있다. 공군호텔은 어떤 곳인가?
▶육·해·군 모두 군별로 호텔을 갖고 있다. 대부분 현역과 예비역들이 이용한다. 지금은 일반 고객도 많다. 객실과 식당 등 다른 호텔과 마찬가지로 운영하고 있지만, 웨딩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공군호텔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결혼 인구 자체가 상당히 많이 감소했다. 다만 공군호텔과 다른 군 호텔은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다. 장교와 부사관을 포함한 현역들이 주요 대상인데 어떻게 잘 모셔야 하는지 늘 고민한다. 호텔 경쟁력은 시설·환경과 움식에서 나온다. 음식의 경우 뷔페뿐 아니라 일식을 제외한 모든 요리를 다룬다. 무엇보다 가성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밖에 비해 우리 음식이 3분의 1 정도 가격이니까 경쟁력이 생긴다. 실비로 장병 복지를 해야 하고, 일반인을 상대해야 하니 더 뛰어야 한다.
-이쪽 분야에 뛰어든 계기는?
▶공군 명예퇴직 1호로 물러나고 나서 놀이시설과 예식장을 갖춘 드림랜드라는 곳에서 일했다. 가서 생활하다보니 남의 돈만 벌어주는 것 같더라. 그래서 독립하기로 했다.
울타리를 박차고 나온 뒤 이 대표는 훨훨 날았다. 용산웨딩타운 하니예식장을 시작으로 한가람예식장, 궁전예식장 등에 손을 댔고 한 때 4~5개의 웨딩홀을 운영할 만큼 성공적인 경영인 삶을 달려왔다. 진짜 능력은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공군회관을 위탁경영하면서 보여줬다. 2003년부터 10년을 경영한 뒤 공군 요청으로 1년을 더 운영했다. 단순 월급쟁이가 아니었고 순이익의 15%를 인센티브로 받는 조건을 내건 승부수가 통했다. 얼마나 경영능력이 뛰어났던지 국정감사 때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왜 다른 군은 공군처럼 운영하지 못하느냐"고 다그칠 정도였다. 해군에서 운영 제의가 들어왔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수락하지 못했다. 대신 군인공제회를 8년 운영하면서 반석 위에 올려놨다. 한동안 자신의 사업을 하다가 2020년부터 다시 공군 운영을 맡기에 이른다.
-다시 경영하게 되니 어땠나?
▶한동안 장군 출신들이 회관을 책임졌는데 적자가 커졌다. 카테고리에 갖혀 버리는 것이 문제였다. 모든 예산도 경제부처에 신청해야하고, 수익이 나면 다 돌려줘야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운영을 다시 맡은 지 3개월만에 코로나가 터졌는데 호텔로 가지 않고는 답이 없겠더라. 시설환경을 호텔급으로 만들고, 상품이나 서비스도 품질을 높였다. 그렇게하지 않고는 어필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로 직원 인건비 주기도 힘들었을 텐데.
▶고용유지지원금을 3년 받았다. 직원이 쉬는데 월급 70%는 다 줬다. 이 때 무너진 호텔과 웨딩업체가 정말 많다. 예식장 하려면 100억원 든다고 하는데 그래도 버텼다. 코로나 첫 해 3억8천만원, 이듬해 1억2천만원 모두 5억원 적자를 봤다. 지난해 만회했고, 순이익 10억원을 냈다.
-노하우를 들려 달라.
▶시설·환경, 상품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객실은 무궁화 5개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웨딩홀을 갖춘 호텔은 음식이 경쟁력이다. 음식 싸움이다. 상품이 좋아지면 그 다음은 서비스다. 이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손님이 맛있고 편안하게 드시고 가도록 해야 한다. 밀물썰물 같은 것이 이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특히 음식은 가성비가 맞고 저렴해야 한다. 모든 식당이 최고의 식재료를 쓴다고 하는데 직접 사장이 체크해야 한다. 최고의 양념은 '정성'이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해주는 그런 음식을 내놓아야 한다. 또 뷔페의 경우 반응을 꼼꼼하게 살핀다. 1천 명이 드셨을 때 남기는 메뉴가 있다면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즉시 바꾼다. 같은 가격이라도 늘 새로운 음식을 먹도록 메뉴 구성에 변화를 준다.
-직접 서비스에 나선다고 들었다.
▶직원들이 모시지만 사전에 온도는 적당한지, 조명은 어둡지 않은지, 청소는 잘 돼 있는지 하나 하나 챙긴다. 고객에게 집보다 좋은 느낌을 주도록 해야 한다. 손님이 오시면 그 방에 들어가 '좋은 식사 되십시오'라고 인사하고, 중간에 또 들어가 불편함이 없는지 체크해 대응한다. 마지막으로 '안녕히 가십시오. 또 오세요'라고 인사 드린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민고에 단체급식을 하고 있는데.
▶한번은 당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부르시더라. 한민고를 설립했는 데 '아이들을 잘 먹이고 재워야 겠다. 그런데 적임자가 없다'며 내게 운영을 당부했다. 알다시피 군인 자녀들은 모교도, 동창생도 없다. 이 나이가 되면 후진 양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데 정말 보람을 느낀다. 10년 가까이 내가 만든 밥을 먹고 학생들이 많이들 명문대에 진학했다. 적자가 나더라도 해나가야겠지. 매년 학생 만족도 조사나 교육청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아이들 공부하는 데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
-새해 계획은
▶경영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부가가치창출 아닌가.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려면 그 과정을 내실화 시켜야 한다. 사장이 지킨다고 음식이 잘 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잘 안 나가고 하면 망한다. 시스템을 더욱 완벽하게 구축할 계획이다.
-젊은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준다면?
▶요즘 젊은이들 참 똑똑하다. 깜짝 깜짝 놀랄 정도로 잘 가고 있는데 앞으로도 자신감을 갖고 자기가 배운대로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성공 빨리 할 수 있다. 배우지 않은 다른 길을 택하면 백전백패다. 대구경북인들이 정치에 민감한데 그런 데 신경쓰지 말고 전문가가 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세대는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를 하기 전까지 대단히 어렵게 살았다. 이제 우리 젊은이들이 나라를 이끌어주기 바란다.
이 대표는 최근 고향 후배들이 초청한 자리에서 한 특강에 대해 소개했다. "인생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행복입니다. 성공할 때, 빛이 보일 때 행복한 겁니다." 80을 앞둔 나이에도 경영 최일선을 지키고 있는 '영원한 보라매'의 당부였다.

◆이구목 대표는
이 대표의 DNA를 관통하는 두 키워드는 애향심과 공군이다. 고향이 마음의 영원한 안식처라면 공군은 삶의 터전이다.
구미 선산이 고향인 이 대표는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 활동에 적극적이다. 류목기·강보영 전 회장, 양재곤 현 회장의 추대위원장으로 뛰었고 현재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재경 구미향우회장 때 대학생들을 위해 만든 서울 성북구 소재 구미합숙소에도 정기적으로 들러 학생들을 격려하고, 삶의 지침을 들려준다. 구미 선산이 고향이다. 출향 후배들을 향해선 "고향에서 아무 것도 가져올 생각 마라. 무엇 하나라도 들고 가라"고 강조한다.
30년을 공군에서 복무한 보라매다. 임관 5년 만에 상사, 34세에 공군부사관 대표인 공군참모총장 주임원사, 38세에 준위로 임관했고 주영복 장군 등 5명의 공군참모총장을 주임원사로서 보좌했다.
오늘의 이 대표를 만든 것은 타고난 성실성과 겸손이다. 또 정확한 판단과 결단력을 빼놓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을 우려한 그는 식용유 가격이 치솟을 것에 대비해 사전에 물량을 확보했다. 스테이크용 안심이나 전복도 발품을 팔아 직접 챙기고 있다. 어려서부터 매일신문을 구독했다는 그는 뉴스가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매일 오전 9시면 출근해 밤 11시 퇴근하는 일벌레다. 직업상 결혼식에는 참석 못하지만 장례식에는 반드시 가는 인간적 면모가 있다. 공군전우회 부회장, 서울 영등포구 사회복지회 부회장, 어린이재단 서울후원회 이사를 지냈고 미군 공군성 장관 공로훈장, 공군참모총장 표창, 대통령 표창, 무궁화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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