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1987년 대만 '핵심 산업군'으로 출발

1992년 민영화…창업자 모리스 창, 공업기술연구원장 출신
반도체 제조 특화 제안

대만 남부 타이난 과학단지에 있는 TSMC 건물 로고. 연합뉴스
대만 남부 타이난 과학단지에 있는 TSMC 건물 로고. 연합뉴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는 1980년대 의류, 기계 부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에 의존했던 대만이 '반도체 제국'으로 큰 배경으로 꼽힌다.

TSMC는 1987년 공기업으로 출발했다. 대만 정부는 처음 '반도체 산업 진흥 프로젝트'의 하나로 TSMC를 설립했다. 핵심 산업군을 정해 자본을 대고, 초대 사장을 영입해서 만든 회사다. 기업명도 '대만 반도체 제조 기업(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약자다. 1992년 민영화했지만 지금도 대만 정부가 지분 6.4%를 보유하고 있다.

TSMC 창업자 모리스 창(92) 회장은 대만 공업기술연구원장 출신이다. 저장성 닝보시에서 태어났지만 18세에 이민을 떠나 미국에서 지낸 창 회장은 50대 중반에 3대 공업기술연구원장으로 영입됐다. 반도체 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 재직하면서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다.

당시 정무위원은 원장으로 출근한 지 2주된 창 회장에게 정부가 출자하는 ICT 회사 모델을 짜도록 주문했고, 창 회장은 반도체 제조를 특화하자고 제안했다. 생산시설 투자 부담으로 반도체 업계가 설계 전문과 생산 전문으로 나뉠 것으로 내다본 것. 지금의 TSMC는 모리스 창의 혜안과 대만 정부의 산업 육성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TSMC 생산 기지는 대만 남북 260㎞를 연결하는 거대한 '반도체 벨트'를 이루고 있다. 핵심 단지는 룽탄·신주·중부·남부 과학단지 등 4곳이다. 특히 북부 룽탄은 반도체 포장·검사 등 후공정 공장이 포진한 데 더해 1나노 공장 신설을 추진하면서 '반도체 기술 실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TSMC는 업계 내에서 '친 스타트업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전략적으로 고객사, 협력사와 연합체를 구성하고 생태계를 구축한다. 새로운 스타 기업도 키워 왔다. 대표적 성과는 세계 3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성장한 미디어텍이다.

높은 수율(생산품 중 정상품 비율)과 납품 정확도도 TSMC 강점이다. 이를 토대로 TSMC는 애플 같은 거대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올해는 R&D 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선 올 연말까지 초미세 공정 라인 11곳을 착공한다. 1나노 공장의 경우 내년 부지를 확정하고 오는 2026년 착공할 계획이다. 이어 2027년 시범 생산, 2028년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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