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지방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일 포항시 포항고등학교에서 열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동 업무협약은 과거 정부와는 확연히 달라진 윤석열 정부의 지방 살리기 정책 수행 의지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한 현장이었다. 이 업무협약의 중심에 지방분권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역대 정권에서 받아왔던 교육부가 서 있어서다.
교육부는 이날 경북도청·경북교육청 등과 함께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직접 왔다.
학교시설 복합화는 학교 부지 안에 학생 교육용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는 교육·문화·복지·체육 등의 공공시설을 설치·운영함으로써 학교가 지역과 함께 호흡해 나가는 지역 정주 여건 변화 모델이다. 교육부는 업무협약에 따라 포항시와 울릉군을 경북의 선도 사업 지역으로 정하고 이 지역 학교에 생존수영 교육을 위한 수영장 등 체육시설과 주차장 같은 주민 편의시설을 설치한다. 북한의 잦은 미사일 도발로 인해 불안감이 큰 울릉군의 경우, 학교를 대피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평소에는 주차장으로 쓰되 위기 상황이 닥치면 주민들이 이곳에 대피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학교시설 복합화는 과거 정부에서도 지역 공동화를 막기 위해 시행됐던 정책이다. 하지만 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을 가진 주무 부처 교육부는 최근처럼 강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 과제로 내건 윤석열 정부에서 자치와 분권정책 추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뿐만 아니라 교육부까지 지방 살리기 정책 집행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나선 것은 지역민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분권정책에 인색했다는 질타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육부는 비상한 각오로 성과를 내야 하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교육부의 움직임을 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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