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 간판만 보면 후회...? "문→이과 교차지원생 대졸임금 그냥 문과생보다 낮다"

6일 '전공 교차지원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 논문에서 이러한 결과 나와
문→이과 교차지원생 졸업 후 시간당 임금 非교차 문과생보다 1.6% 낮아
"좋은 대학 입학하려고 적성 무관한 선택하면 부작용 따를 수 있어"

송원학원·서울 대성학원 주최로 열린 지난
송원학원·서울 대성학원 주최로 열린 지난 '2023 정시모집 최종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정시모집 배치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교차 지원으로 대학에 진학해 졸업한 학생의 졸업 후 임금이 교차 지원하지 않은 학생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21년 문·이과 통합수능이 도입된 후 이과생의 '문과 침공'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교차 지원이 확대된 상황에, 통합 교육 취지를 살리지 않은 채 진행한 교차 지원은 취업 이후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6일 고은비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관보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가 작성한 '전공 교차지원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 논문에 따르면, 고등학교에서의 계열과 다른 계열의 전공을 선택한 대학생들의 졸업 후 시간당 임금 수준이 교차 지원을 하지 않은 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 이동 경로조사'를 활용해 2010년 8월∼2019년 2월 대학 졸업자의 약 18개월간 노동 시장 진입 과정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에선 아르바이트, 임시직, 일용직은 제외했고 상용직으로 취직에 성공한 8만6천181명을 대상으로 임금 분석이 이뤄졌다.

그 결과 졸업 학점, 대학 소재지, 대학원 졸업 여부, 성별 등 변수가 모두 같다고 가정할 때, 문과→이과로 교차 지원한 학생은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졸업 후 시간당 임금이 1.6% 낮았다.

이과→문과 교차지원생의 임금은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2.6% 더 낮았다.

반면, 9만979명을 대상으로 유보임금(대학 졸업 전 기대했던 최저 연봉)을 살펴봤을 땐 문과→이과 교차지원생이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3.6% 높았다.

교차 지원 여부가 취직 후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하면, 문과→이과 교차지원생들의 취직 후 직업 만족도는 교차 지원을 하지 않은 문과 학생보다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학생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교차 지원 자체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학생들이 적성은 고려하지 않고 소위 '대학 간판' 때문에 교차 지원하는 경우가 빈번해 이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적성에 안 맞는 계열을 선택한 교차지원생들은 대학생활에 대한 만족도와 충실도가 떨어지게 되고, 결국 임금 등 눈높이에 맞지 않는 직장에 취직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과 계열은 수학, 탐구 영역에서의 특정 과목을 지원 조건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지만, 문과 계열에는 특정 응시 조건이 없어 '문과 침공'이 쉽게 일어나고 있다"며 "향후 이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 사이에서 이러한 교차 지원 부작용이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입시뿐 아니라 향후 학생들의 노동시장 성과에 미칠 효과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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