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이 최대 위기에 처한 판국에 반도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19일 조세특례제한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도 국회는 오는 14일에야 정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여 언제 통과될지도 미지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9일 'K칩스법'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 "기획재정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20일이 지나서야 정부안을 제출한 셈이다. 굼뜨다는 지적이 안 나올 수 없다.
더 비판받아 마땅한 것은 여야 정치권이다. 정부안이 제출된 지 한 달 가까이 되는 14일에야 국회는 기획재정위원회에 조세특례제한법을 상정한다. 입법 예고 기간이 지난 3일 끝났는데도 14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논의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세제 지원 법안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기업들의 아우성이 여야 정치권에는 안 들리는 모양이다. 반도체 위기 징후가 뚜렷했던 지난해 12월 23일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6%에서 8%로 2%포인트 찔끔 올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에 이어 여야는 반도체 위기를 계속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169석의 거대 야당 민주당은 '민생 입법'을 주장하며 1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더니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막는 '방탄'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또한 민주당은 조세특례제한법 정부안에 부정적 입장이어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은 안이한 대처로 반도체 세제 지원 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여야와 정부가 반도체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다가 반도체 산업이 도태될까 우려가 크다. 이제부터라도 반도체 등 전략산업 전폭 지원을 위한 속도전에 정부와 여야가 발 벗고 나설 것을 강력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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