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하게 박으세요. 밑에 공간 생기면 안 됩니다."
7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 둘레길, 녹색조끼를 입은 자연보호수성구협의회 회원들이 금속 막대와 못, 망치 등을 들고 저수지 주변을 빙 둘러쌌다. 이들은 허리 높이까지 오는 금속 막대를 땅에 박고, 촘촘한 파란색 그물을 묶었다. 60여명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자 반나절 만에 망월지 둘레 450m 구간에 그물망이 세워졌다.
매년 1천마리를 넘나드는 두꺼비들의 '망월지 산란 행렬'을 앞두고 수성구청이 개체수 회복 총력전에 나섰다.
국내 대표적 두꺼비 산란지인 망월지에서는 이르면 2월 중순, 늦어도 3월에는 산란이 이뤄졌다. 보통 해마다 1천마리 안팎의 두꺼비들이 욱수산 방면에서 망월지로 넘어와 500만개의 알을 낳는다.
수성구청은 이번 주말 산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로드킬을 방지하는 울타리를 설치하는 한편 적합한 서식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새끼 두꺼비가 산으로 이동하는 5월 말까지 망월지 수위 및 수문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울타리 훼손 행위와 수질 오염행위도 감시한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올해 산란은 이르면 이번 주말을 전후해 목격될 가능성이 있다. 두꺼비는 날씨가 온화해지고 습할 때 산란에 나서는데 이달 들어 대구의 낯 최고 기온이 섭씨 10℃를 웃도는 날들이 많아지고 오는 금요일부터는 아침 최저기온도 영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오는 9, 12, 13일에는 비 소식도 있다.
수성구청이 올해 두꺼비 서식환경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까닭은 지난해 망월지 수문 개방 사태로 올챙이들이 괴멸적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문 개방을 주도했던 수리계 대표는 현재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대구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두꺼비 수명이 20년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해 산란이 실패했다고 해도 올해나 내년에 서식 환경이 양호하게 유지된다면 회복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4억원을 들여 망월지 인근 농지 8필지를 매입한 수성구청은 올해도 15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생태교육관 조성 등 보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생태교육관 조성과 로드킬 방지 울타리 시설 건립이 예정되어 있고 환경부 예산도 편성된 상태"라며 "조만간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면 사업 추진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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