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尹 정부 TK 장관들, 잘해 왔지만 신발끈 더 동여매라

윤석열 정부의 첫 중앙 부처 업무평가 결과가 7일 나왔다. 대구경북(TK) 출신 장관이 재직 중인 기관 중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등급을, 기획재정부·교육부·국방부가 B를 받았다. TK 출신이 수장으로 있는 차관급 기관 중에는 국세청이 B였다. 과기정통부에는 경북대 전자과 출신 이종호 장관, 기재부는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교육부는 대구 출신 이주호 사회부총리, 국방부는 경북 영천 출신 이종섭 장관, 국세청에는 대구 청구고를 나온 김창기 청장이 각각 근무 중이다.

가장 좋은 성적이 나온 과기정통부는 누리호·다누리호 발사 성공과 관련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종호 장관은 누리호 발사 성공 당시 부드러운 브리핑 태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민간 전문가 224명이 참여하고 일반 국민 3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 만족도 조사까지 병행된 이번 업무평가에서 과기정통부는 정책 소통 부문에서 추가 점수를 얻었다.

A등급은 아니었지만 기재·교육·국방부, 국세청도 성과가 인정됐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혁신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1조1천억 원을 절감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 5년간 구멍 뚫린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교육부는 과감한 교육분권을 추진, 규제 혁신 부문에서는 A등급을 받았다. 방산 분야 수출액을 크게 늘린 국방부, 납세자 편의를 위해 AI세금비서를 도입한 국세청의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TK의 압도적 지지를 통해 등장했다. TK 출신들이 이 정부의 중요 정책 결정 라인에 많이 참여하게 된 것은 TK의 지지와 동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응답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집권 세력과 지지 세력 간 조화와 연대를 위한 매개로 이들을 부른 것이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뛰는 TK 출신 부처 수장들은 나라의 일꾼이지만 우리 지역의 대표선수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멀티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신발끈을 더 동여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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