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지인이 전하는 튀르키예 상황…여진에 추위까지 이중·삼중고

"전국이 초상집 분위기"…절망 속에서도 구호 지원
여진으로 도로 통제, 눈도 많이 내려
자원 봉사자, 구호 물품 실은 차량 진입도 어려워

히랄 슈헤다 쿠르트(25) 씨의 아버지는 참사 현장으로 자원 봉사를 떠났다. 통신이 잘 안 되는 가운데 그녀의 아버지가 직접 전한 현장 사진에는 건물이 처참히 무너져 있었다. 히랄 슈헤다 쿠르트 씨 제공
히랄 슈헤다 쿠르트(25) 씨의 아버지는 참사 현장으로 자원 봉사를 떠났다. 통신이 잘 안 되는 가운데 그녀의 아버지가 직접 전한 현장 사진에는 건물이 처참히 무너져 있었다. 히랄 슈헤다 쿠르트 씨 제공

6일 새벽 규모 7.8의 강진이 덮친 튀르키예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현지인들은 SNS를 통해 피해 지역은 물론이고 차로 12시간이 걸리는 먼 지역도 여진이 느껴져 두렵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튀르키예 시민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는 등 용기를 잃지 않았다.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요리사로 근무 중인 김정수(27) 씨에 따르면 튀르키예 전체가 절망감과 불안감에 휩싸였다. 김 씨는 "도시 10개가 하루 아침에 동시에 무너졌기 때문에 전국이 초상집 분위기"라면서 "어제 근무 중 여진을 느끼기도 했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멀리 떨어진 지역의 사람들도 참사 지역을 도우려고 분주하다.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으며 동네에 남은 사람들도 구호품을 모아서 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눈이 많이 내린 탓에 도로 곳곳이 통제됐고, 여진 때문에 현장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히랄 슈헤다 쿠르트(25) 씨는 "이스탄불은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여진이 계속 되고 있어 다음 피해 지역이 될 것만 같다는 두려움에 뉴스만 보면서 울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지난 6일 현장으로 떠나셨는데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서 걱정스럽다"며 "강진이 덮친 도시마다 통신이 전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파도키아에서 호텔 운영하는 이후미(52) 씨는 이재민들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고 있다. 카파도키아의 많은 호텔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숙소를 제공해 많은 이재민들이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 카파도키아는 지진 피해가 심각한 가지안테프와 차로 5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이 씨는 "모든 호텔이 이재민을 돕는 데 동참하고 있다. 우리 호텔은 방이 11개인데 10개를 이재민에게 제공했다. 아이들까지 총 서른 명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이 씨는 "개인적으로는 구호품을 싣고 어제 사고 현장으로 갔었는데 길을 막아놔서 돌아왔다. 여진 때문에 위험해서 도로를 통제하는 것 같다"면서 "피해 지역에 살고 있는 친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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