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8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진이 덮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과 생사의 기로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사례가 잇따랐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딸의 손을 놓지 못한 채 망연자실 앉아 그 곁을 지키는 아버지 메수트 한제르의 사연을 소개해 세계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에 사는 그가 무너져내린 아파트의 폐허 더미에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15세 딸 이르마크 한제르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통신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당시 침대에 누워 있던 이르마크는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콘크리트, 창문, 벽돌 등 잔해에 깔려 숨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진 속 안타까운 부녀의 모습만큼 카라만마라슈의 고통을 잘 드러내는 건 없을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카라만마라슈는 이번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튀르키예 남부도시 가지안테프 시에서 북쪽으로 겨우 80㎞가량 떨어져 있다.
튀르키예와 함께 지진 피해를 본 시리아에서도 지진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의 눈물이 이어지고 있다.
북서부 알레포주 아프린시 진데리스 마을에서는 지진이 발생한 당일인 6일 한 시리아인 아버지가 이미 숨진 아기를 품에 안고 애통해하는 장면이 AFP 사진에 담겼다.
사진 속 아버지는 붉은색 담요로 아기를 감싼 채 폐허가 된 건물 잔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한편, 콘크리트 잔해를 17시간 떠받치며 어린 동생을 지켜낸 한 소녀의 사례도 소개됐다.
현지 기자 주헤르 알모사는 같은 날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여동생을 감싸안아 지켜낸 어린 소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알모사는 "이들은 잔해 밑에서 17시간 이상을 버텼다"라면서 소녀가 구조대원을 향해 우리를 제발 꺼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구조대가 도착하자 이 소녀는 "저를 꺼내주세요"라며 "그러면 저는 당신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고 알려졌다.
이들 자매는 무사히 구조돼 현재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모사는 전했다.
이밖에도 지진으로 무너진 시리아 북부의 한 주택 잔해 속에서 7일 숨진 어머니와 탯줄이 이어진 신생아가 구조됐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은 신생아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같은 날 튀르키예 하타이에서도 건물 잔해 속에 갇혀 병뚜껑으로 물을 받아 마시며 구조를 기다리는 소년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사망자 8천100여 명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례만 집계한 수치다. 수색·구조 작업이 계속 진행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가 수천 명 단위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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