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기도 막힌 유치원생 구한 교사의 높은 직업윤리 의식에 경의

대구의 한 유치원 교사가 질식할 뻔한 원생을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로 구했다. 대구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대체 교사로 근무하는 이 교사는 한 원생이 도시락 반찬으로 싸온 메추리알을 씹지 않고 실수로 삼켜 숨을 쉬지 못하는 위급 상황이 발생하자 일명 '하임리히법' 응급처치로 음식물을 뱉어내게 했다.

대구교육연수원은 교사들에게 심폐소생술, 하임리히법 등 응급처치 기술을 가르친다. 만약 이번에 원생을 구한 교사가 안전교육을 그저 이수해야 할 '의무 교육' 정도로 여기고 태만하게 교육에 임했더라면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교사는 해당 원생이 메추리알을 도시락 반찬으로 싸온 것을 알고 처음부터 이 원생을 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목이 막혀 도움 요청조차 할 수 없는 원생의 이상 증상을 곧바로 알아차리고 응급조치를 할 수 있었다.

한국 사회는 교육열이 높고, 수입이 많은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다른 나라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직업윤리 의식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국민 4천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 한국인의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유튜버, 배달기사, 노조 간부, 택시 운전기사 순으로 직업윤리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위공직자, 공공기관 임원, 법조인, 기자 등 국민 선호도가 높은 직업군도 직업윤리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종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안전교육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안전교육을 건성으로 받거나 업무 현장의 직업윤리 의식이 낮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를 지키는 힘은 이른바 '좋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투철한 직업윤리와 주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한 유치원 교사의 직업윤리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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