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부담 때문에 서민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대표적 서민 연료인 등유 가격은 지난해 1월에만 해도 리터당 1천 원대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1천500원대를 넘었다. 등유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이나 소도시, 도심 오래된 주택의 실내 난방용으로 쓰인다. 그런데 가장 값싸야 할 서민 연료가 급등, 서민층은 눈물바다를 이룬다.
이런 와중에 서민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유사 직원들의 성과급 대잔치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인 최승재 국회의원이 9일 낸 자료를 보면 현대오일뱅크 모든 임직원은 기본급의 1천%를 성과급으로, GS칼텍스는 기본 연봉의 50%를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줬다. S-OIL과 SK이노베이션도 막대한 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급 잔치를 앞두고 있다고 최 의원은 설명했다.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을 두고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국제유가 고공 행진을 기회로 삼은 시장 내 반칙이 혹여 존재하는지, 살펴봐야 할 필요는 있다. 최승재 의원 자료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주유소에 사후 정산 방식으로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후 정산은 정유사가 임의로 정한 기름값을 주유소 측에서 지불하고, 차후 정산을 받는 구조다. 정유사가 손해는 국민과 주유소에 떠넘기고, 이익은 성과급 잔칫상에 올리고 있다는 게 최 의원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유사에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냈다. 국민들의 정서적 지지는 얻을 수 있겠지만 이중과세에 해당할 수 있기에 실제 적용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미 일상화된 '기업 시민'이라는 단어를 이 시점에 소환해볼 필요는 있다. 기업은 이익을 좇는 존재이지만 공동체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성과급 잔칫상을 편 정유사는 기업 시민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경제정의 집행 의무를 지닌 정부도 유류 공급구조를 면밀히 점검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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